본보-밀레, 명품 트레킹코스 순례 ‘이야기가 있는 숲길’ 1년간 연재… 첫회 ‘14좌 완등’ 엄홍길 대장 초청
인제 자작나무 숲
숲은 고요하고 깊다. 꾸밈없는 나무들은 정직하다. 고요하고 순결한 나무들의 세계에서 사람들은 치유의 힘을 얻는다. 시인 고은은 그의 시 ‘자작나무 숲으로 가서’에서 “겨울나무들만이 타락을 모른다”고 썼다. 그는 또 “어찌 삶으로 울지 않은 사람이 있겠느냐”며 삶에 만연한 고통을 지적하면서도 그 사람들이 숲의 품에 안겨 위로받고 거듭날 수 있음을 노래하고 있다. 숲에서 받은 느낌에 대해 그는 ‘강렬한 경건성’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제주 사려니 숲길
12월부터 매월 1차례씩 전국의 숲길을 걷는다. 12월에는 충남 태안 만리포와 천리포 등의 해변을 바라보는 ‘국사봉 해송길’을 걷는다. 해송과 파도소리가 함께하는 길이다. 이어 내년 1월에는 피톤치드를 많이 뿜어내기로 유명한 편백나무가 가득한 전남 장성의 ‘축령산 치유의 숲’을 걷는다. 250만 그루에 달하는 편백나무와 삼나무 등이 장관을 이룬다. 내년 11월까지 12개의 숲길 트레킹 코스를 탐방한다.
장성 축령산 치유의 숲길
이번에 선정된 트레킹 코스는 대한민국 명품 숲길로 불릴 만하다. 국사봉 해송길, 축령산 치유의 숲길에 이어 내년 2월 탐방할 예정인 강원 인제 ‘자작나무 숲’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14 베스트 그곳’에 포함되기도 했다. 나무의 귀족으로 불리는 흰 자작나무들이 우거진 이곳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길 중 하나로 꼽힌다. 3월 탐방할 예정인 강원 양양 구룡령 옛길은 수십 년간 인적이 끊겼던 곳으로 청정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뛰어난 경관을 지닌 이 일대는 문화재청으로부터 명승 29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4월에 방문할 제주 사려니 숲길은 깊고 고요한 숲길과 붉은색 흙이 어우러진 천혜의 산책 코스다. 이 밖에 다른 코스들도 뛰어난 경관과 생태 환경을 지니고 있다.
이와 함께 걷기의 과학, 걷기의 요령 등 트레킹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함께 전달할 예정이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