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오른 양의지-김태군-이지영 규정타석 못채운 고만고만한 성적… 9일 시상식 수상자 예측 어려워
객관적으로 가장 활발한 공격력을 선보인 포수는 SK 이재원이다. 그는 올해 생애 최고인 타율 0.337(11위)에 12홈런(공동 34위), 83타점(18위)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는 아예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골든글러브 후보에 이름을 올리려면 포수로 85경기를 뛰어야 하지만 그가 올해 포수 마스크를 쓴 것은 교체 출장을 포함해도 61경기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후보로 오른 선수는 두산 양의지와 NC 김태군, 삼성 이지영이다. 누가 받아도 생애 최초 수상이다. 세 명 모두 경기 출전 수와 타율 기준은 넘겼지만 누구 하나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투표를 하는 야구기자들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올해 9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4에 10홈런, 46타점을 올린 양의지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 수비형 포수 김태군은 109경기에 나서 타율 0.262, 23타점을 기록했지만 홈런은 없다. 99경기에서 0.278의 타율에, 3홈런, 32타점을 기록한 이지영은 삼성의 통합 우승에 기여한 게 장점이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2010년 골드글러브 시상식 때 희대의 일이 벌어졌다. 센트럴리그 1루수 부문 수상자가 아예 뽑히지 않은 것이다. 당시 한신의 크레이브 브라셀과 주니치의 토니 블랑코는 각각 47홈런과 32홈런을 기록했다. 그런데 최고 수비수를 뽑는 골드글러브의 의미를 냉정하게 해석한 일본 기자들은 ‘해당자 없음’에 가장 많은 표를 던졌다.
한국의 골든글러브는 수비 능력보다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뽑기 때문에 인기투표의 성격도 가진다. 누가 수상하든 실력보다 인기가 높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