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年수조원대 무역 ‘산업포장’… 홍콩 리앤드펑 레이먼드 아시아 사장
제라드 레이먼드 리앤드펑 아시아 총괄사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코엑스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5일 무역의 날을 맞아 한국무역협회로부터 산업포장을 받기 위해 방한한 제라드 레이먼드 리앤드펑(Li & Fung) 아시아 총괄사장(LF 뷰티 아시아 총괄 사장)은 중국에 진출하고 싶어 하는 한국 기업에 조언을 부탁하자 이렇게 말했다. 중국 시장은 지역별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뜻이다.
1905년 설립된 리앤드펑은 홍콩 최대 소싱 전문 무역회사. 미국 유럽 아시아 등 40여 개국에서 300개가 넘는 글로벌 지사를 보유하고 있다. 패션과 뷰티 제품을 주로 다룬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210억 달러(약 23조4150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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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가 레이먼드 총괄사장을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3층 VIP룸에서 국내 언론 최초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년 넘게 한국과 거래했다고 들었다. 한국 기업들의 성장 요인은 뭐라고 보나.
“한국 파트너 업체 중 플라스틱 생활용품을 만드는 아폴로산업 이용대 대표가 아폴로호가 달에 가는 것을 보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름을 ‘아폴로’로 지었다고 해 감명을 받았다. 한국 기업가들은 동양적인 겸손함을 갖추면서도 성공에 대한 강한 열망과 근성을 갖고 있는 점이 강점이다. 물론 한류의 영향도 크다.”
―한류의 인기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류가 단순히 문화적인 요소만 있었다면 오래가지 못했을 것이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 다양한 기업의 기술력 덕분에 국가 이미지가 좋아졌다. 이것이 콘텐츠를 뒷받침하기 때문에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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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직원들과 단체로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주최한 공연을 봤는데 ‘비’가 인상 깊었다. 직원들의 국적이 다양한데도 모두 좋아하는 걸 보고 한류의 힘을 느꼈다. 현재 JYP 측과 어떤 사업을 같이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모르는 소비자가 많다. 한국 진출 계획은 없나.
“일단 업체들을 대상으로 판매 노하우와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한다. 조만간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라는 서비스를 소개할 계획이다. 업체들에는 때와 장소에 맞는 최적의 제품 배치를 알려주고, 소비자들에게는 한 화장품과 같이 쓰면 좋은 다른 제품을 현장에서 바로 화면을 통해 소개해주는 식이다. 업체들은 이를 통해 소비자의 행동패턴에 대한 데이터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