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수채화 드로잉 등 40여점 전시
조르조 모란디가 1939년 그린 유채화 ‘정물’. 모란디는 독특한 소재를 찾아 표현하기보다는 그릇과 병 등 일상적 대상의 위치를 조금씩 변화시키며 그리기를 거듭했다. ⓒ Giorgio Morandi /by SIAE-SACK
모란디는 평생 결혼을 하지 않고 누이 세 명과 함께 살았다. 작은 침실 겸 작업실에 칩거하며 그림을 그리다 생을 마감했다. 류지연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은 “모란디는 특정 유파에 속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르조 데 키리코, 카를로 카라 등 많은 작가들과 교류하며 예술아카데미에서 후배들에게 판화를 가르쳤다”고 했다.
‘병(甁)의 화가’라 불린 모란디는 다양한 종류의 병을 소재로 한 정물화를 남겼다. 작은 캔버스에 대상물의 형태를 단순화해 묘사하고 무채색으로 칠했다. 그는 “현실보다 더 추상적인 것은 없다”고 주장하며 조개껍데기, 꽃 등의 정물과 창문 밖으로 보이는 거리 모습을 담은 소박한 풍경화에 천착했다. 정물화에 주력했지만 사물의 물리적 속성을 표현하기 위한 기술을 찾아 발전시키는 데는 무관심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