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 4년, 밴헤켄 3년째 뛰어 과거엔 한화 데이비스 7년 최장
외국인 선수를 보통 ‘용병’이라 부른다. 사전적 의미로 용병은 ‘일정한 보수를 주고 고용한 병사’다. 이 단어를 주요 언론은 이제 많이 쓰지 않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다. 입에 익기도 했거니와 그들의 운명이 짧은 기간의 성적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팀에 공헌을 했어도 다치거나 슬럼프에 빠지면 구단은 국내 선수들과 달리 기다려주지 않는다. 올해만 해도 LG 조쉬벨, SK 스캇, KIA 홀튼, 한화 클레이 등이 한 시즌도 채우지 못하고 떠났다.
많은 외국인 선수가 ‘용병’의 숙명대로 ‘파리 목숨’이었지만 오래 사랑받은 ‘장수 외국인 선수’도 있다. 한화에서 1999년부터 2차례에 걸쳐 7시즌 동안 뛰었던 외야수 데이비스가 대표적이다. 국내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7시즌을 보낸 외국인 선수는 데이비스와 프로농구 현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맥도웰 뿐이다.
올해로 4시즌을 꽉 채운 외국인 선수로는 두산의 니퍼트가 있다. 그는 역대 외국인 투수 최초로 한 팀에서 4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기록했다. 리오스도 6년 내내 두 자리 승수를 올렸지만 KIA에서 3년, 두산에서 3년이었다. 두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니퍼트와는 재계약을 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내년 몸값을 놓고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넥센도 3시즌을 활약하며 올해 20승을 달성한 밴헤켄만큼은 꼭 잡겠다는 계획이다. 이들 가운데 데이비스를 뛰어넘는 ‘장수 외국인 선수’가 나올 수 있을까.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