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한국경제학회 세미나
최근 고조되고 있는 중국발 제조업 추격 위기감과 관련해 2040년경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연구위원은 27일 한경연과 한국경제학회, 산업연구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중국의 추격과 한국 제조업의 과제’ 세미나에서 “OECD 분석을 보면 한국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할 우려가 큰 만큼 2030년 후반이면 잠재성장률이 0%대로 떨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저성장 고착화 요인 중 하나로 기술경쟁력 저하에 따른 제조업의 위축 가능성을 꼽았다. 그는 “한국의 기술수준은 미국을 100으로 봤을 때 77.8 수준에 불과하다”며 “과학기술 경쟁력은 미국에 4.7년 뒤지고 있고, 중국과 비교해서는 1.9년 정도만 앞서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중국이 기술경쟁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는 데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 기업들도 엔화 약세를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어 수출시장을 중국과 일본 기업이 급속히 잠식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백 교수는 “한국 기업이 강점을 가진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은 개방형 기술생태계에서 제품 주기가 짧고 경쟁이 치열해 경쟁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며 “단순한 ICT 분야의 개별 기술 개발보다는 ICT 산업과 의료의 결합 같은 기술·산업 간 융합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수요 분석이나 경영전략이 지나치게 중국에 맞춰져 있는 것도 한국 기업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백 교수는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국가로 기술이전과 직접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근 서울대 교수는 한국의 산업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업 인수합병(M&A)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일례로 삼성이 초기에 샤오미를 인수했더라면 선제적 방어가 이뤄졌을 수 있다”며 “우리 기업에 진짜 위협은 같은 방법으로 경쟁하려는 후발 기업이 아니라 다른 패러다임을 들고 나오는 후발자여서 이런 기업을 잘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