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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이론 뒷받침 중력파 흔적은 우주먼지 일수도”

입력 | 2014-09-24 03:00:00

유럽서 3월 美연구팀 발표 반박… 양측 자료교환 공동분석 착수




‘21세기 들어 가장 중요한 과학적 발견’으로 평가받은 3월 미국 바이셉2 연구진의 발견이 초기 우주 급팽창으로 생긴 원시 중력파의 흔적이 아닐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별과 별 사이 넓은 공간에 희박하게 존재하는 우주먼지(star dust)에 의한 산란효과일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유럽우주기구(ESA)의 플랑크 위성 연구진은 22일 과학학술지 ‘천문학&천체물리학’에 이 같은 주장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3월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는 남극에 설치한 전자파망원경인 바이셉2로 우주 전체를 가득 채운 전자기파의 일종인 우주배경복사의 편광 상태를 분석해 초기 우주 급팽창의 흔적인 원시 중력파의 패턴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이 발견은 천체물리학계의 주류 이론이긴 하지만 직접적 증거가 없었던 우주 급팽창 이론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노벨 물리학상은 떼어 논 당상’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발표 직후부터 미국 프린스턴대 이론물리학연구소 폴 스타인하트 교수와 유럽의 플랑크 위성 연구진은 ‘해당 편광 패턴이 우주먼지에 의한 산란효과일 가능성을 배제했다’는 문제를 제기했고 이번 논문은 이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한 것이다. 논문은 바이셉2가 관측한 하늘에 우주먼지가 충분히 있었다며 “(우리의 분석 결과는) 하늘에서 먼지 발생이 가장 희박한 영역에도 ‘깨끗한’ 창문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러나 플랑크 위성 연구진은 “바이셉2 연구진이 발견한 편광 패턴의 얼마만큼이 먼지 때문이고 얼마만큼이 중력파에 의한 것인지 알 수 없다”면서 원시 중력파 흔적일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에 따라 플랑크 위성 연구진과 바이셉2 연구진은 양측 관측 자료를 교환해가며 공동 분석에 나섰으며 그 결과는 올해 말 발표될 예정이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