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성매매특별법 10년을 맞았지만 신종, 변종 업소를 중심으로 음성적인 성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부작용도 심하다. 한 개업 의사는 “우리 병원을 찾는 성병 환자가 크게 늘었다”며 “성매매 여성의 보건관리가 무너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전했다. 엽기적 성폭행 사건과 성매매 여성의 ‘해외 진출’ 급증도 이 법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작가 복거일 씨는 2007년 ‘성매매에 대한 합리적 태도’라는 글에서 “성매매를 막으려는 법은 사람의 본성에 대한 그릇된 가정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했다. 성매매 금지가 자유주의 원리에 어긋날 뿐 아니라 사회가 막을 철학적 근거도 없다는 비판이다. 최근 영국의 권위 있는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성매매를 ‘노동계약’으로 인식한 것과 비슷한 시각이다. 말기 암과 투병하면서도 ‘죽는 날까지 글쓰기 의지’를 밝힌 복거일만큼 삶을 진지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지식인도 드물다. 그러나 이 글이 공개되자 일부 페미니스트는 비난을 퍼부었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