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전 세계에 판매된 자동차의 76%는 무채색이며, 원색은 16%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다. 특히 무난함을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대변하듯, 출퇴근길 도로 위는 대부분 무채색 자동차로 가득하다.
이처럼 무채색 자동차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튀는 색 자동차는 되팔기 어렵다’는 중고차 시장의 법칙 때문이기도 하다.
중고차 사이트 카즈에서 동일 모델 같은 연식, 비슷한 주행거리를 가진 자동차를 대상으로 ‘색상에 따른 시세 차이’를 조사했다.
▲흰색 1830만원 ▲은색 1650만원 ▲검정 1620만원 ▲쥐색 1700만원으로 무채색 계열의 평균 시세는 1700만원. 원색 계열의 경우 ▲빨강 1920만원 ▲노랑 1699만원 ▲주황 1480만원 ▲금색 1630만원으로 평균가는 1676만원으로 나타나, 무채색과 원색의 평균 시세 차이는 24만원에 그쳤다.
다양한 색상의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2007년형 현대차 뉴 클릭의 경우 ▲검정 399만원 ▲흰색 390만원 ▲은색 500만원으로 평균 시세는 429만원 가량이었고, 원색의 경우 ▲하늘색 각각 420만원과 560만원 ▲빨강 700만원 ▲연두 530만원으로 평균가는 552만원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원색차량의 평균시세가 높은 것이다.
그렇다면 국산차에 비해 다양한 색의 모델이 많은 수입차는 어떨까. 2012년형 폴크스바겐 골프의 경우 ▲검정 2180만원 ▲은색 2100만원 ▲흰색 2290만원 ▲쥐색 2400만 원대 시세로 평균가 2242만원 가량이었고 ▲빨강(4대 차량 평균) 2249만원 ▲파랑(3대 차량 평균) 2476만원으로 평균 시세는 2362만원이었다. 마찬가지로 원색의 시세가 더 높았다.
보통 무채색 차량에 비해 원색 차량의 시세가 더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특이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조사한 모델의 등록일자는 일주일에서 한 달 내외로 팔리지 않아 묶여있는 차량이라 할 수 없고, 색상이 시세에 영향을 주는 딜러 판매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