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혹성탈출:반격의 서막’(위), ‘신의 한 수’.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아지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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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첫 주 관객수 끌어올리기 위한 꼼수
초반 관객몰이가 흥행 결정 중요요소
‘혹성탈출2’ 다른 영화 개봉일도 계산
목요일 개봉 암묵적 동의도 유명무실
전야개봉·주말유료시사 등 편법성행
변칙을 넘어 ‘반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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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그 속내는 무엇일까. 첫 주 흥행 수치를 어떻게든 끌어올리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그 계산법을 들여다보자.
● ‘혹성탈출2’ 개봉 변경…흥행 욕심 담은 치밀한 계산
신작은 대개 목요일에 개봉하는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지만 흥행 경쟁이 치열해진 최근에는 이마저도 깨졌다.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트랜스포머4)는 수요일 개봉했고, 최근 선보인 ‘신의 한 수’와 ‘소녀괴담’ 등 많은 영화가 목요일 개봉을 내세우면서도 전날 오후부터 극장에 간판을 걸고 관객을 끌어 모았다. 대부분 “관객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전야개봉을 택한 ‘황제를 위하여’나 ‘우는 남자’의 최종 관객수가 60만명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명분이 약하다.
‘혹성탈출2’의 ‘흥행 계산법’은 더 치밀하다고 영화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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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6월25일 개봉해 독주가 예상됐던 ‘트랜스포머4’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혹성탈출2’로서는 개봉을 일주일 당기면 ‘트랜스포머4’가 유실한 관객을 그대로 흡수하는 동시에 ‘군도’ 개봉까지 남은 2주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로 극장가는 ‘혹성탈출2’가 어떤 식으로든 상영 중이거나 개봉을 앞둔 영화들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관계자는 “예매율과 시리즈 유명세, 1편 흥행 성적을 종합하면 개봉 초반 관객의 높은 반응이 예상된다”며 “첫 주말 약 1000개관을 무난히 가져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 “거대 자본의 논리…중소 영화 위협”
일찌감치 10일 개봉을 정했던 지성·주지훈의 ‘좋은 친구들’은 스크린 확보부터 난항이다. 흥행에 탄력이 붙은 정우성의 ‘신의 한 수’와 공포영화 ‘소녀괴담’도 2주차에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나 피해를 떠안게 됐다. 두 편의 경우 전야개봉 관행을 따르다 결국 더 큰 후폭풍을 만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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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9일 “제작 규모가 커지고 편수가 늘다보니 일부 블록버스터가 아니면 상영관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며 “개봉 초반에 관객을 최대한 모으고 동시에 입소문까지 빚어야 하는 입장에선 첫 주 관객수가 이후 흥행을 좌우할 만큼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거대 자본 논리로 중소 영화사들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교란행위”라는 외화 ‘사보타지’의 수입사 메인타이틀픽쳐스의 비판에 영화계가 고개를 끄덕이는 이유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