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걸 민주당의원 당내 경선 D-2 히스패닉계 후보와 힘겨운 싸움… 현지 언론은 ‘낙마 기사’ 준비 6·25참전 친한파… 교민들 응원, 뉴욕 주지사도 막판 지지선언
그가 맨해튼 유권자들에게 다가서 처음으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44년 전(1970년)과 별반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달라진 정치 환경이 그의 ‘마지막 도전’을 힘겹게 하고 있다. 그동안 표를 몰아줬던 흑인은 2012년 선거구 재획정 이후 히스패닉에게 다수 인종 자리를 내줬다. 민주당 정치 거물들은 늙고 흠이 많다며 그에게 등을 돌렸다. 경선에 나선 세 명의 정치 후배는 ‘이제 랭걸의 시대를 끝내자’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22일 ‘랭걸의 마지막 탱고’라는 기사에서 24일 마지막 당내 경선에 나서는 랭걸 의원의 투혼을 집중 조명했다. 6·25전쟁 참전용사 출신으로 의회 내 대표적인 친한파인 랭걸 의원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아드리아노 에스파야트 뉴욕 주 상원의원(59)에게 바짝 추격당하고 있다. 에스파야트 후보는 2년 전 당내 경선에서 랭걸 의원에게 1100표 차로 석패한 경쟁자다.
1994년 랭걸 의원 재선 캠프를 이끌었던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정치적 중립을 선언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랭걸 의원 측의 끈질긴 요청에도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폴리티코는 “랭걸 의원이 지난해 뉴욕시장 민주당 경선에서 더블라지오 후보 대신 빌 톰프슨 전 뉴욕 시 감사원장을 지지했고 2008년 대선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밀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뉴욕 현지 언론도 랭걸 의원의 낙마 기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하지만 랭걸 의원은 “내가 할 수 있는 것 아니면 절대 하지 않는다”며 꿋꿋이 경선을 완주할 태세다. 한국 교민들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북한 핵 및 미사일 위협 등 워싱턴 내 한반도 이슈에서 변함없이 한국을 지지해 온 그를 응원하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막판에 지지 성명을 내 “공화당 티파티(극우 시민단체)가 워싱턴 정가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그의 재선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내 경선만 통과하면 본선 승리가 확실한 상황. 6·25전쟁을 이겨낸 랭걸 의원의 마지막 도전에 미국 정가와 한인 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1930년 6월 미국 뉴욕 출생
△뉴욕대 및 세인트존스대 로스쿨 졸업
△미군 제2사단 503포병대대 하사로 6·25전쟁 참전
△변호사로 활동
△하원 세입세출위원회 위원장(2007∼1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