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어제 한일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도발’을 감행했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1993년 고노 담화 작성 과정에서 한일 정부 간에 문안 조정이 있었다고 밝힌 고노 담화 검증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당시 실무 책임을 맡았던 유병우 전 주터키 대사는 “단언컨대 일본과 문안 교섭 같은 정부 간 협의를 한 적이 없다”고 동아일보에 밝혔다. 반(反)인륜 전쟁범죄인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해 통렬한 반성과 사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아베 신조 총리는 과거 자국 정부의 공식 발표를 훼손하고 나섰다.
1993년 8월 4일 발표된 고노 담화는 위안부 모집과 이송에 일본군이 관여했고, 대체로 본인의 의사에 반(反)해 위안부 모집과 이송 관리가 행해졌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런 역사의 진실을 회피하는 일이 없이 오히려 역사의 교훈으로 직시’하겠다는 내용을 뒤집는 아베 정부의 행태는 일본의 국격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짓이다. 고노 담화를 한일 간 정치적 타협의 산물처럼 몰고 가는 물귀신 작전도 가증스럽다.
고노 담화 무력화를 통한 일본의 ‘역사 뒤집기’는 위안부 피해국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의 분노를 키울 뿐이다.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이 한국 중국 대만 필리핀 네덜란드 등 여러 나라 국민에게 견디기 힘든 고통을 주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미일 동맹을 중시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위안부 강제동원을 “끔찍하고 지독한 인권침해”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한 까닭을 일본은 직시해야 한다. 반인륜 범죄를 부인하는 시대착오적 지도자를 둔 일본이 과연 문명국인지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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