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울대 총장 선거는 역사상 가장 복잡한 선거로 기록될 것이다.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는 총장후보 대상자의 소견 발표 및 질의응답을 거쳐 예비후보를 선정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정책토론, 합동연설, 정책평가를 거쳐 3명을 뽑아 이사회에 추천한다. 이 과정에서 교수 직원으로 구성된 정책평가단이 후보들의 정책을 평가한 결과(40%)와 총추위 투표 결과(60%)를 합산해 최종 3인을 선발한다. 그런데 정책평가단이 248명이나 되다 보니 이들을 겨냥한 급여 인상, 과천캠퍼스 건립 등 포퓰리즘적 공약이 판쳤다.
▷이번 선거에서는 서울대 교수로 한정됐던 자격요건이 완화되면서 후보자가 크게 늘었다. 자격 완화 이유는 개혁 성향의 훌륭한 외부인사가 총장에 응모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엉뚱하게 나타났다. 그동안 나이 제한에 걸려 출마하지 못했던 ‘총장병 환자’들이 대거 얼굴을 내밀었다. 후보자 12명의 평균 연령은 61.75세였다. 서울대 순혈주의를 타파하기는커녕 경기고-서울대를 나온 소위 KS라인이 주름잡았다. 심지어 총추위 30명 중에서도 경기고(경기여고 포함) 출신이 30%(9명)였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