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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3명 탄 韓~中 카페리, 엔진 고장 ‘불안한 귀항’

입력 | 2014-05-09 03:00:00

20년 노후 국제여객선도 위험




세월호 침몰 사고를 계기로 연안여객선에 대한 안전 점검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국제여객선에서 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승객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8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9분경 충남 태안군 근흥면 격렬비열도 인근 해상에서 중국 장쑤(江蘇) 성 롄윈(連雲) 항을 출발해 평택항으로 오던 1만5000t급 카페리 CK-스타호의 좌현 엔진이 고장 났다. CK-스타호는 우현 엔진 1개만 이용해 10노트로 항해하면서 사고 사실을 평택해양경찰서에 신고했다.

평택해경은 300t급 경비함 2척과 4만 t급 예인선 1척을 긴급 출동시킨 뒤 카페리와 같이 움직이도록 했다. 카페리는 도착 예정 시간보다 5시간여 늦은 오후 9시가 넘어 평택항에 들어왔다.

정원이 728명인 이 카페리에는 한중 단체관광객 458명과 선장과 승무원 48명 등 703명이 탑승했다. 화물은 컨테이너를 최대 192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까지 적재할 수 있는데 138TEU가 실렸다.

다행히 이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었다. 세월호 영향으로 혼란이 우려됐지만 배에 진동이나 흔들림 같은 이상 현상이 나타나지 않아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객들은 “고장난 지 약 15분 뒤 이를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왔고 승무원들이 자세히 상황을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인 승객 저우원(周文·34·여) 씨는 “얼마 전 한국의 배(세월호) 사고 생각이 나서 조금 무섭기는 했다”며 “그러나 별다른 충격이 없고 안내방송이 잘 나와 큰 불편 없이 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인천과 중국을 오가는 자옥란호가 롄윈 항에서 출항한 뒤 기관 고장으로 귀항했다. 현재 자옥란호는 27일까지 휴항 신고를 낸 상태다.

이들 국제여객선의 잦은 고장은 대부분 건조된 지 20년을 넘긴 노후 선박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중국 국제여객선 10척의 평균 선령은 21년이나 된다. 화동명주호(인천∼스다오)와 대인호(인천∼다롄)의 선령은 26년이다. CK-스타호와 자옥란호는 선령이 각각 25년, 19년이다. 평택∼중국 여객선 4척의 평균 선령도 24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연안 여객선의 경우 선령을 30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한중 국제여객선은 특별한 제한이 없다.

인천=황금천 kchwang@donga.com / 평택=이건혁

백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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