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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에 최루액” “시신 놔뒀다 밤에 인양” 도넘은 SNS괴담

입력 | 2014-04-24 03:00:00

[세월호 침몰/사이버 유언비어 활개]
미숙한 정부대응 빌미 삼아… 왜곡된 정보로 ‘反정부’ 부추겨
허위 인터뷰한 ‘홍가혜’처럼 “들은 얘기인데…”가 가장 많아




“제 자식들을 잃어 분노한 유가족들에게 최루액을 뿌리고, (국무)총리를 에워싼 유가족을 해산시키기 위해 생존자를 찾았다고 거짓말을 한다.”

20일 오전 4시 트위터에 오른 글이다. 이날 새벽 진도체육관에 있던 실종자 가족들은 구조작업이 더디다며 답답한 마음을 호소하며 청와대로 가겠다고 했고, 정홍원 총리는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나섰던 상황이다. 하지만 확인 결과 모두 거짓으로 판명 났다.

사이버 세상에는 이처럼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가 수도 없이 떠다니고 있다. 잇따른 실종자 통계 오류,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 미숙한 수습 과정 등 실망스러운 정부의 대응이 빌미가 되고 있지만 선동형 유언비어는 그 정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지어 트위터에는 “시체가 너무 많아 밤에 꺼낸대” “낮에 발견한 시신을 방치해 놓고 밤에만 건져내는 상황”이라는 글들도 올라왔다. 정부가 낮에 시신이 많아지면 여론상 좋지 않아 일부러 밤에 시신을 수습하고 실종자 수를 사망자 수로 바꾸고 있다는 것.

한 트위터리안이 올린 “구출된 승객의 증언! 사건을 축소하려고 핸드폰을 뺏으려고 했다”는 내용도 광범위하게 퍼졌다.

사고 현장과 실내체육관 현장의 혼란스러움을 틈타 왜곡된 정보를 퍼뜨리는 경우도 많았다. “지금 실종자 가족에게 증언이 나왔는데 실내체육관에 ‘용역’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용역 깡패들이 체육관 점령했네요”(아이디 c**)라는 한 트위터리안의 글도 많이 퍼졌다.

“세월호 주변에서 건져낸 물에 불지 않은 시체 한 구. 유족들 허락하에 부검해 보니 불과 몇 시간 전 사망이라네요!”라는 글도 퍼졌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 대표단은 22일부터 시신이 발견된 유가족들을 상대로 부검 신청을 받고 있는 중이다. 부검을 신청한 가족은 있지만 아직 부검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정부와 여당이 혼란을 틈타 논란이 됐던 법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거짓 주장도 나왔다. “이 상황에서 철도민영화 통과, 철도·여객·화물비용 인상, 수서발 KTX 매각방지법 무산, 국회 선진화법 수정 당론 확정”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온 것. 하지만 이 기간에 국회에서 관련 논의는 없었다.

이 틈을 타 반정부 선동을 부추기는 이들도 있었다. 트위터 아이디 w**는 “‘선실이 더 안전하다. 가만히 있어라’ 이게 지금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가 사람들에게 하고 있는 말이야. 언론을 믿고 온순하게 있으면 다 죽어. 광장으로 나가야 해. 의심하고 저항하고 행동해야 우리 모두 살 수 있어”라는 글을 올렸다.

이런 유언비어식 글들의 출처는 제3자에게 들었다는 식이 많았다. 뜬소문을 듣고 방송에 나와 “해경이 민간 잠수부의 구조 활동을 막고 있다”고 허위 사실을 퍼뜨린 홍가혜 씨와 같은 형태다.

트위터 아이디 B**는 “내 친구네 엄마 아시는 분이 구조 자원봉사 가셨는데 시체가 둥둥 떠 있대. 지금 뉴스에 나오는 사망자 4명 이런 건 다 거짓이라는 거지”라는 글을 올렸다.

트위터 아이디 R**는 “나 방금 과외 쌤한테 들은 건데 내 옆방에서 수업하던 오빠 작은아버지가 구조대원. 부인 되시는 분한테서 구조작업을 하려는데 선박 안에 시체가 너무 많아 안쓰럽다고 문자 왔다 함. 근데 10시 넘어서까지 사망자 4명이라던 정부”라는 글을 올렸다.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는 글들도 퍼졌다. 트위터 아이디 B**는 “구조자의 증언이라고 합니다. 지금 현재 뉴스기사 모두 다 거짓이랍니다. 진정시키기 위한 거짓 보도랍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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