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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서 또 화학무기 공격

입력 | 2014-04-14 03:00:00

“염소가스에 2명 사망 100여명 부상” 정부-반군 서로 “상대편 공격”주장




화학무기 폐기 절차가 진행 중인 시리아에서 또다시 독가스 공격이 발생했다. 이번 공격이 시리아 정부의 소행으로 드러나면 미국과 서방이 다시 군사 개입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리아 국영TV는 12일 “알카에다와 연계된 테러리스트인 알누스라전선이 11일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북쪽으로 200km 떨어진 하마 주(州) 카프르지타 마을 주민들을 염소가스로 공격해 2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염소가스는 1915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벨기에 전선에서 처음 사용한 화학무기로 일정 시간 이상 노출되면 사망한다. 1925년 체결된 제네바협정에 따라 전쟁 중 사용이 금지됐으며 시리아도 이 협정에 서명했다.

하지만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인권관측소(SOHR) 측은 AFP통신에 “정부군 전투기가 카프르지타에 통으로 된 폭탄을 투하하자 짙은 연기와 악취가 발생했고 사람들이 가스에 질식하고 중독됐다”고 밝혔다. 시리아 반정부 단체인 시리아 지역조정위원회(LCCS)도 “정부군의 독가스 공격으로 카프르지타에서만 최소 6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반군 연합체인 시리아국민위원회(SNC)는 “정부군이 이번 공격을 포함해 올해 다마스쿠스 외곽 지역을 네 차례에 걸쳐 독가스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또 SNC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은 화학무기 폐기를 늦추면서 적은 양의 독가스만 뿌리면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시리아는 현재 미국과 러시아의 중재로 유엔 산하 화학무기금지기구(OPWC) 관리 아래 화학무기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OPWC는 최근 보고서에서 “시리아가 현재 접근 불가능한 지역을 빼곤 13일까지 화학무기 전량을 제거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내전 과정에서 화학무기 공격은 지난해 3월 칸알아살에서 26명이 사망한 사례가 처음이다. 또 지난해 8월에는 다마스쿠스 외곽 구타 지역에서 정부군의 공습 이후 사린가스 중독으로 최대 1400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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