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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앞자리에 ‘천안함-안중근’

입력 | 2014-03-27 03:00:00

새정치민주연합 공식 출범




손 잡은 두 대표 “정권교체 대장정 시작” 26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창당대회에서 공동대표로 선출된 김한길(왼쪽), 안철수 대표가 꽃다발을 들어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26일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 창당대회에선 ‘안보’와 ‘애국’이 부각됐다. 사회자가 창당대회 시작을 알리자 김한길 안철수 두 공동대표의 뒤를 따라 독립유공자, 6·25전쟁 참전용사, 북한 동포 돕기 활동을 벌이는 시민운동가가 입장했다. 두 대표 자리 바로 옆에는 천안함 용사들을 기리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두 대표는 빈 의자 위에 애도의 뜻이 담긴 국화를 올려놓았다.

무대에는 ‘튼튼한 안보로 한반도 평화를 지킨다’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이날이 안중근 의사의 순국 104주기인 만큼 안 의사를 기리는 플래카드도 보였다. 중도층은 물론이고 보수층까지 아우르겠다는 신당의 지향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 초대받지 못한 통진당

‘안보 중시’의 태도는 초대한 내빈에게도 적용됐다. 새누리당과 정의당에는 초청장을 보냈다. 새누리당에선 홍문종 사무총장과 김세연 제1사무부총장 등이, 정의당에선 천호선 대표가 참석했다. 그러나 통합진보당에는 초대장을 보내지 않았다. 논란이 된 종북(從北) 세력과는 분명히 선을 긋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에선 권노갑 정동영 정세균 상임고문을 비롯해 친노(친노무현) 좌장인 문재인 이해찬 의원도 참석했다.

행사장 곳곳에 ‘2017년 정권교체를 향한 대장정이 시작됐다’ ‘새로운 시작’ 등의 플래카드도 내걸렸다. 안 대표 연설 도중 일부 참석자는 ‘안철수 짱!’ 등의 구호를 연호했고, 김 대표가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시작으로 2017년 정권교체를 향해 다 함께 전진하자”고 외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창당대회 뒤 여의도에서 가진 뒤풀이 행사에서 두 대표는 메밀차로 러브샷을 하면서 ‘정권교체’를 다짐했다. 안 대표는 “구호가 아니라 실천하는 모습으로 새정치를 보여주겠다”며 “지방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2017년 정권교체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최대 변수는 기초선거 무공천

천안함 추모 국화 두송이 26일 새정치민주연합 창당대회 행사장 맨 앞줄 가운데에는 천안함 폭침사건 희생 장병들을 기리기 위한 빈 의자가 놓였다.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국화꽃을 올려놓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창당이 완료된 것은 이달 2일 김, 안 대표가 ‘기초선거 무공천’을 고리로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선언한 지 24일 만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출범은 안철수신당의 출현으로 분열됐던 야권이 여당에 일대일로 맞서 싸울 수 있는 구도를 갖췄다는 데 의미가 있다. 6·15, 10·4 선언 계승을 둘러싼 정강정책 논란 등 우여곡절 끝에 신당호가 닻을 올렸지만 신당이 넘어야 할 파도는 크고, 많다.

순항 여부를 가르는 최대 변수로는 기초선거 무공천 문제가 꼽힌다. 기초선거 무공천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합당의 최대 명분이지만 민주당 내에선 최대 주주인 친노 그룹을 중심으로 재검토 공세에 나설 태세다.

안 대표는 이날도 “잠시 죽더라도 영원히 사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거듭 선을 그으면서 “단기간의 이익을 위해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린 세력과 힘든 상황임에도 약속을 지키려 노력하는 세력에 대해 국민들이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에 하나 기초선거에서 패하더라도 ‘약속의 정치’를 국민의 의식에 각인시키는 것이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에서 이득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공천에 대한 반발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쉽게 논란이 마무리될지는 의문이다.

○ 하락세인 지지율 회복은 어떻게


신당의 지지율이 내리막 추세인 것도 걱정거리다. 창당 선언 직후 신당 지지율은 30%대 중반으로 민주당과 안철수신당 지지율의 산술적 합계를 넘어섰다. 그러나 일주일이 경과하면서 시너지 효과는 사라졌다. 25일 실시한 한국일보 여론조사에서는 28.8%에 그쳐 새누리당(52.2%)보다 무려 23.4%포인트 뒤졌다. 안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단기간의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는 않지만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130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대표로서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4월 임시국회 때 기초연금법과 방송법 등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첫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김 대표는 간담회에서 ‘국립서울현충원 방문 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계획은 없지만 어떻게 할지 의논해 보겠다”고 말했다.

황승택 hstneo@donga.com·배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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