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방황하는 남자, 2014년
작품의 제목도 문학적이다. ‘때로는 방황하는 남자’ ‘지루한 웃음’ ‘구름에 오르는 남자’ 등 제목만 알면 작품의 메시지를 쉽게 이해하게 된다.
또 한 가지 특징은 인물조각상의 모델이 샐러리맨, 또는 세일즈맨이라는 것.
그러나 구레모토는 소심한 그를 비웃기보다는 연민과 애정 어린 눈길로 따뜻하게 감싸 안는다. 진한 검은색을 사용해 짝짝이 눈을 강조한 것도 남자의 외로움에 공감한다는 뜻이다.
아서 밀러의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에서 주인공 윌리의 아내 린다는 두 아들에게 30년간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남편을 이렇게 변호한다.
‘윌리 로먼은 엄청나게 돈을 번 적도 없어. 신문에 이름이 실린 적도 없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인품을 가진 것도 아니야. 그렇지만 아버지도 한 인간이야.(중략) 그러니 관심을 기울여 주어야 해. 늙은 개처럼 무덤 속으로 굴러떨어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돼. 이런 사람에게도 관심이, 관심이 필요하다고.’
구레모토와 아서 밀러는 직장에서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을 알려준 셈이다. 그것은 일터로 나가는 가족에게 좀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