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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물러선 정부… 의료계 대화 물꼬 텄다

입력 | 2014-03-13 03:00:00

鄭총리 “원격진료 시범사업 검토”
의협 “환영”… 20일까지 쟁점 논의




정부와 의료계가 24일 2차 집단휴진을 막기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의료계와의 진정성 있는 대화 의지를 보이기 위해 정부는 원격진료가 포함된 의료법 개정안의 국무회의 상정을 유보했다”며 “20일까지 국민 건강을 위해 어떤 것이 최선인지, 의사협회가 무엇을 원하는지 함께 논의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께 소상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이 전날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선 뒤 의정 합의가 이뤄지면 총투표를 통해 24일 집단휴진을 철회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대화의 물꼬가 터진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휴진 철회 없이 대화는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해 왔다. 정 총리 담화에 대해 의협은 “환영한다”고 답했다.

정부는 의협이 휴진 명분으로 삼은 원격진료에 대해서도 “국회 입법 과정에서 시범사업을 통해 검증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다. 원격진료가 포함된 의료법 개정안 통과 이전에 시범사업을 실시하자는 의협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것이다.

반면 정부와 의협의 대화 모드에 대해 투쟁 열기가 확산되고 있는 전공의 사회는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이다. 의협이 전공의들의 파업 참여를 독려해놓고 갑자기 대화에 무게를 두는 행보를 보인 것에 대한 배신감이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대구 지역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인 A 씨는 “처벌을 각오하고 10일 휴진에 참여했는데, 의협이 벌인 판에서 이용당한 것 같다는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은 개원의의 휴진 참여(20.9%·정부 집계)가 부진했던 10일에도 약 40%가 참여했다. 10일 집단휴진에 참여하지 못한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전공의들도 뒤늦게 투쟁 참여를 결의하는 등 의사 투쟁의 동력이 개원의에서 전공의 쪽으로 옮겨가는 양상을 보인다. 전공의들은 15일 대표자 총회를 열고 투쟁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근형 noel@donga.com·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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