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직에 있는 사람들이 흔히 듣는 말 중의 하나는 “우수한 영업사원이 되려면 에스키모에게도 얼음을 판매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이 뜻하는 바는 “진정한 영업사원은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을지라도 자기 제품을 성공적으로 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이 말은 영업사원 중심적인 사고로부터 나왔음을 알 수 있다. 마치 “사막에 가서도 우산을 팔 수 있어야 한다”는 식으로, 어떤 상황에서 누구를 만나건 자신이 가진 물건을 팔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그 물건이 과연 고객에게 가치 있는 것인가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다.
‘장사의 시대’의 저자인 필립 델브스 브러턴은 좋은 세일즈맨은 “에스키모에게 얼음을 팔 수 있나”와 같은 질문을 모욕적으로 느낀다고 했다. 정말로 우수한 세일즈맨은 쓸데없는 상품을 팔지도, 소비만능주의를 조장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브러턴은 “좋은 세일즈맨은 자신의 판매 행위가 소비자에게도 궁극의 이득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현장에 나선다”고 말했다.
영업사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영업사원의 스트레스가 어디로부터 오는지, 그 본질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고객에게 구매의 부담을 덜어주고 영업사원에게 판매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영업사원 관리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따라서 영업사원에 대한 관리와 교육은 그들의 현재 수준과 고민에 눈높이를 맞추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최용주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yjc@ass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