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선캠프 참여했던 자누지, 美 ‘전략적 인내’ 정책에 정면 반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 대선 캠프에서 대북 정책을 조언했던 프랭크 자누지 국제앰네스티(AI) 워싱턴 사무소장이 11일(현지 시간)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인정하고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라고 국제사회에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자누지 소장은 이날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이 운영하는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에 기고문을 싣고 “북한은 물론 어떤 나라도 먼저 무장해제를 하고 평화협상을 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북한이 여러 차례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협상의 환경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며 국제사회는 북한과의 대화를 ‘항복’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누지 소장은 또 오바마 행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 정책을 비판했다. 특히 “북한에 대해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일 수 있는 구체적 조치 등 전제조건을 정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 요구하고 있는 ‘비핵화 사전 조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어 “북한은 이상한 나라일 수는 있지만 지도자가 화성에서 온 외계인은 아니다”라며 “(북한과의 대화는) 있는 그대로 해야지 우리가 바라는 대로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