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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칼럼] 국민의 안전에 투자하는 시간, 일본 57시간 vs 한국 13시간

입력 | 2013-12-05 07:00:00

허억 박사. 스포츠동아DB


■ 허억박사의 푸른 신호등

57시간 vs 13시간, 최소 2주일 vs 1일.

이는 한·일간 운전면허 취득을 위한 최소 의무 교육시간과 면허를 가장 빨리 딸 수 있는 일수를 비교한 것이다. 물론 57시간의 의무교육을 받고 최소 2주일은 돼야 운전면허를 따는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에서 운전면허를 가장 빨리 딸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2주 동안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합숙하여 운전면허 교육만 받고 시험을 쳐서 합격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한국은 “운전면허 하루면 땁니다”라는 홍보문구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실제로 교통사고 예방캠페인을 적극 전개하는 모 신문사의 담당책임자와 일전에 이런 대화를 나눴다. “정말로 운전면허를 하루 만에 딸 수 있는지 면허증이 없는 젊은 기자에게 면허취득 실험을 시켜 보았더니 하루는 힘들고, 이틀 만에 면허를 취득하더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기자가 면허취득을 한 후 곧바로 운전하다가 덜컹 사고를 내서 병원에 입원해있다”고 했다. 속성으로 면허를 딴 데 대한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 이치에 역주행하고 있는 우리나라 운전교육

운전은 자칫 잘못하면 나 자신은 물론 타인의 생명을 빼앗아가는 엄청난 살인무기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운전조작능력 향상을 위한 기능교육과 실제 도로상에서 만날 수 있는 각종 위험 요소를 모두 체험해 보며 안전운전, 방어운전을 익힐 수 있는 도로주행교육을 충분하게 받아야 한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시험을 잘 보는 것이 당연한 이치처럼 운전면허교육을 충분하게 받으면 당연히 안전운전을 하여 사고위험이 줄어드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이는 운전전문학원과 비 전문학원 출신별 교통사고 건수를 비교해 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실제로 지난 2007∼2011년간 비교적 충분한 교육을 받는 운전전문학원에서 면허를 취득한 운전자의 사고율은 0.26%%에 불과했지만, 교육이 다소 부족한 비전문학원의 사고율은 0.51%%로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운전면허 취득 간소화 이전과 이후 사고율을 비교해 보면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나타난다. 지난 2010년 6월 10일부터 1년간 간소화 이전 초보운전자 사고건수는 7008건인데 2011년 6월 10일부터 1년간 초보 운전자 사고건수는 8617건으로 간소화 이후 사고가 23%%나 증가했다.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노력하면 노력한 만큼 그 성과가 나온다”는 것은 검증이 필요치 않은 당연한 말이다. 운전면허 부분에서 노력하는 것은, 곧 교육을 충분히 받고 충분한 연습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당연한 이치에 역행하고 있다. 조속히 정상 상태로 복원시켜야 한다.

운전면허제도를 하루빨리 정상화 시켜야 하는 이유는 충분한 안전 교육이 교통사고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사)어린이안전학교 공동대표·도시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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