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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수백억 투입 전통시장 살리기, 효과는?

입력 | 2013-11-28 03:00:00

충남, 3년간 466억 예산 지원… 돈만 쏟아붓고 사후평가 소홀
매출액 증가 여부도 파악 못해




충남도가 전통시장 살리기에 매년 수백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정작 정책 효과를 확인하는 데는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계속적으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책의 피드백 기능도 허물어져 예산 낭비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 객관적 평가 지표 개발 못해

충남도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에 모두 466억4600만 원을 투입했다고 27일 밝혔다. 2011년 158억7000만 원, 2012년 166억3800만 원, 올해 143억1800만 원이다. 전통시장 살리기의 핵심 목표는 시장 활성화와 경쟁력 강화. 하지만 충남도는 그동안 한번도 시장 활성화와 경쟁력 강화의 객관적인 평가 지표인 매출액 증가 여부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증가를 확인하기 위한 객관적인 지표는 개발조차 하지 못했다. 그 대신 차선책으로 충남발전연구원에 의뢰해 시설 현대화 예산을 받은 도내 31개 전통시장의 상인 15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지만 매출액은 확인하지 않았다. 지난해와 올해 10월 실시한 설문에는 매출액을 묻는 문항은 없었다. 충남도 관계자는 “상인들이 매출액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설문에 넣지 않았다”고 말했다.

○ 평가 시스템 없이 정책 개선 어떻게…

충남도는 전통시장 예산 투입이 매출에 미치는 효과는 중소기업청 산하 시장경영진흥원의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경영진흥원이 지난해 전국 전통시장의 상인 2850명(시설 및 경영 현대화 지원을 받은 상인 2250명, 지원을 받지 않은 상인 600명 비교 분석)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을 말한다.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설 현대화 지원을 받은 경우 2012년 매출이 전년에 비해 11.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경영 현대화(상인대학 운영, 경영 마케팅 교육) 지원을 받은 결과 6.2%의 매출 상승이 일어났다. 시설 및 경영 현대화 지원을 모두 받은 경우 매출이 11.9% 증가했다.

하지만 이 자료는 전국적인 전통시장 상황이기 때문에 충남도내 전통시장 상황과 추이를 구체적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덕훈 한국전통시장학회장(한남대 경영학과 교수)은 “대도시에서는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가 효과가 있지만 중소도시나 농촌에서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며 “상인들의 매출액 증가 등에 대한 예산 투입 효과를 파악하지 않는다면 효과 없는 정책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