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프로축구의 최대 현안은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스플릿시스템(정규리그 절반을 마친 뒤 성적에 따라 상·하위 리그로 나눠 2차 리그를 치르는 제도)의 존폐 여부다. 이달 프로축구연맹 이사회에서 결론 나겠지만 분위기는 폐지 쪽으로 기운 듯 하다. 10월 실무위원회와 각 팀 감독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한 프로연맹 측도 이를 인정한다.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하위 리그에선 강등 경쟁이 아니면 선수단에 동기부여를 줄 수 없고, 관중을 끌어들일 명분이 없어 흥행이 어렵다는 것이다. 상위 구단들은 정규리그와 FA컵, AFC챔피언스리그 등 다관왕이 나올 수 없다는 논리를 펼친다.
어느 정도 수긍 가는 부분도 있지만 그들이 말하는 명분은 좀 지나치다는 느낌이다. 동기부여를 들먹이지만 이는 제도 탓만이 아니다. 하위리그로 갔다는 건 전력 보강을 하지 않은 대가이고, 소홀한 투자에 주어지는 책임이다. 단일리그 때도 동기부여가 되지 않은 건 마찬가지였다. 결국 감독이나 구단의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회피성 발언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상위리그 팀들이 다관왕이 어렵다고 하는데, 최소한 그 정도의 고난을 극복하지 못한 채 다관왕에 오를 자격이 있는 지 의문이다. K리그만 그런 게 아니라 유럽 등 다른 리그도 이 정도의 어려움은 모두 있다.
일부 감독들은 현 제도에선 상위 팀만 관심 받는다고 불평하는데, 그들의 주장대로 단일리그가 되면 괜찮아질까. 부정적이다. 도시민구단들 간 경기는 울산-전북-포항-서울-수원 등 강호들의 빅 매치에 밀려 소외받을 수밖에 없다. 그 때는 어떤 논리를 펼칠지 궁금하다.
외면받기 싫으면 더 강해지고, 자신만의 문화를 만들면 된다. 서울-수원 슈퍼매치 같은 스토리는 한순간 찾아오는 게 아니다. 노력 없이 좋은 성과를 바라는 건 욕심이다. 프로축구 출범 30년이 흘렀다. 단일리그, 4∼6강 플레이오프, 전후기리그 등 거치지 않은 방식이 없다. 과연 어떤 제도가 K리그 현실에 적합한 지 이사회를 통해 면밀하게 검토하길 바란다.
남장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