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영화단체 기자회견… 표현의 자유 억압 강력 규탄
개봉 이틀 만인 7일 석연찮은 이유로 멀티플렉스 영화 체인 메가박스에서 상영이 중단된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의 재상영을 위한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 중단 영화인 진상규명위원회’가 9일 발족했다.
‘천안함 프로젝트’ 제작진을 비롯해 영화인회의,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 12개 영화단체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위 발족을 발표했다. 영화인들이 특정 사안을 두고 이처럼 많이 모인 것은 2006년 스크린쿼터 사수 운동 이후 처음이다. 진상규명위는 성명을 통해 △메가박스는 (상영을 중단하라고) 협박한 보수단체의 이름을 밝히고 이들을 당국에 고발할 것 △수사 당국은 해당 보수단체를 신속히 수사할 것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사태가 한국 영화 발전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행정력을 즉각 발휘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메가박스 관계자는 9일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으로서는 홈페이지에 공지된 내용 이상 더 말할 게 없다”고만 밝혔다. 앞서 메가박스는 “상영을 중단하라는 보수 단체의 협박이 일반 관객들에게 위협이 된다”며 5일부터 24개관에서 상영하던 이 영화를 내렸다.
진상규명위원회는 메가박스와 문체부 관계자를 만나 영화 상영 중단 사태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영화의 재상영을 요구할 계획이다.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는 천안함 폭침은 북한의 소행이라는 정부의 발표에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으로 5일 개봉해 이틀간 관객 2312명을 모았다. ‘다양성 영화’ 부문 박스오피스 1위였다. 그러나 메가박스 상영 중단 후 주말 관객이 줄어 8일까지 5070명을 동원했다. 영화는 전국 4개 극장에서만 상영 중이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