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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학교육 국제인증 늘려야 공대생 해외일자리 창출”

입력 | 2013-06-20 03:00:00

서울서 열린 ‘공학올림픽’ IEAM 주관
공학교육인증원 김성조 수석부원장




김성조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수석부원장은 “교수의 연구업적만 따지는 한국 대학 풍토에서는 아인슈타인도 정년 보장을 못 받았을 것”이라며 현장 밀착형 교육을 강조했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제공

“이공계 기피는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갈수록 아이들이 어려운 공부를 피하려고 하죠. 그럴수록 우리 대학들이 공학교육의 질을 높여 국가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19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만난 김성조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수석부원장(중앙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은 이곳에서 진행 중인 ‘IEAM 2013’ 행사를 주관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IEAM는 공학전문가들의 국제연합체인 IEA(International Engineering Alliance)가 2년마다 여는 정기총회로 ‘공학올림픽’이라 불린다. 17일 개막해 21일까지 열리는 이번 총회에는 25개국 150여 명이 참가해 공학교육의 미래와 국제교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IEAM의 주요 목표는 각국 공대가 글로벌한 교육을 하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엔지니어들이 보다 쉽게 다른 나라로 이동해 일을 할 수 있으려면 교육내용이 같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 부원장은 “현재 한국 기업들이 싱가포르 등지에서 대규모 공사를 많이 하고 있다. 현지 규정에 따라 기술사를 채용해야 하지만 국내 공대의 교육과정을 인정받지 못해 우리 인력을 쓰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공학교육의 인증과 이를 통한 국제교류는 해외 일자리 창출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은 선진적인 교육 시스템을 갖춘 국내 공대를 선별해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최근 교육부로부터 정식 인증기관으로 선정됐다.

김 부원장은 아직도 상당수 공대가 산업화시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예전에는 똑똑한 몇 명이 한 가지를 개발하면 다수의 근로자가 찍어냈다. 아직도 공대 교육은 이런 소품종 대량생산 시대에 머물러 있다. 이제는 설계 중심, 토론 중심, 현장 중심의 교육으로 바뀌어야 하고 그래서 공학교육 인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원장은 국내에 공대가 너무 많아 부실교육의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체 대졸자 중 공대생 비율이 12% 선인 데 반해 한국은 23%에 이른다.

그는 “일부 공대들이 비싼 등록금을 받아놓고 실험실이나 교육과정을 개발하지 않은 채 인문사회 분야처럼 가르치고 있으니 공대 졸업생의 경쟁력이 떨어진다. 제대로 된 공학교육을 하지 못하는 곳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