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크라운’/ 오쿠리비토
한국에서는 ‘굿바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다키타 요지로 감독의 2008년작 ‘오쿠리비토’(おくりびと)는 원제목 그대로 장의사라는 흔치 않은 주제를 다룬 영화입니다. 갑작스러운 오케스트라의 해산으로 실직한 첼리스트 다이고(모토키 마사히로 분)는 아내 미카(히로스에 료코 분)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 일자리를 찾던 중 ‘짧은 업무시간, 고소득 보장’이라는 솔깃한 구인광고를 봅니다. 그저 여행사이겠거니 하고 찾아간 곳은 알고 보니 상조회사. 아내에게는 비밀로 다이고는 납관사의 길을 걷습니다.
영화는 희극적인 요소로 전반을 채워갑니다. 납관 교육을 위한 비디오에 시체 역할로 출연하거나 장례 중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에 당황하는 주인공의 호연은 영화의 무게를 좀더 가볍게 해줍니다. 일본 기후 현 야마가타의 고요한 풍광과 히사이시 조의 잔잔한 배경음악은 여기에 차분함을 더합니다. 영화 속에서 어엿한 장의사로 거듭나는 다이고의 모습을 바라보며 관객은 자연스레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됩니다.
한 가지 더, 이 영화가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는 등 화제를 끌자 일본 수제자동차 업체인 미쓰오카가 영화와 연관지어 재빠르게 신형 운구차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도요타의 준중형 왜건 ‘코롤라 필더’를 개조한 ‘미쓰오카 리무진 2-04’라는 이름의 이 차는 운구차로는 이례적으로 신차발표회까지 열었다나요.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