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서울국제콩쿠르 우승 라이케르트 서울대 교수30일 금호아트홀서 피아노 독주회
피아니스트 아비람 라이케르트 교수는 “한국에서 연 첫 리사이틀(1997년) 전단을 아직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작가 강태욱 씨 제공
이스라엘 태생의 피아니스트 아비람 라이케르트 서울대 교수(42)가 소나타로만 꾸민 독주회를 30일 오후 8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연다. 레퍼토리는 바로크 시대 이탈리아 작곡가 스카를라티의 건반악기를 위한 소나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0번, 러시아 현대작곡가 스크랴빈의 피아노 소나타 5번, 9번 ‘검은 미사’,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9번. 전석 3만 원, 청소년 8000원. 02-6303-1977
21일 서울대에서 만난 라이케르트 교수는 “어떻게 소나타가 발전하고 변화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그는 영어 문장 중간 중간에 ‘중요’ ‘똑같아’ ‘마음’ 같은 한국어 단어를 섞어 썼다.
2009년 서울대 교수에 임용된 뒤 올해로 한국 생활 5년째. 그와 한국의 첫 인연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국제콩쿠르인 1996년 제1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였다. 한 해 전 일본 도쿄국제콩쿠르에 참가했다가 서울국제음악콩쿠르 포스터를 본 것이 계기가 됐다. “1등 상금이 5만 달러였는데 그 시절엔 믿을 수 없는 금액이었죠. 미국의 밴 클라이번 콩쿠르 1등 상금이 2만 달러였으니까요. 도쿄콩쿠르 참가자들이 ‘우와, 내년에 우리 여기 나가자’고 다들 그랬거든요.”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두고 이듬해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을 열었다. 그는 “당시 새 건물이었던 예술의전당의 새하얀 돌 벽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했다.
“택시운전사와 얘기 나누고 마트에서 장 보고, 한국음식을 먹는 게 일상이 됐죠. 바빠서 한국어 공부를 잘 못하는 나 자신이 실망스럽고 슬퍼요.(웃음) 한국어만 제대로 익히면 100% 한국 사람이 될 텐데요.”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