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국인 선수 데얀(맨 오른쪽)이 선제골을 터뜨린 뒤 차두리(가운데)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수원|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K리그 클래식 수원-서울 ‘슈퍼매치’ 뒷이야기
최용수감독 특별지시…허심탄회한 대화
“하비 어디갔느냐?” “데몰리션 잊었나?”
작년 챔피언 FC서울 우승 후유증(리그 4무2패·12위)의 원인으로 ‘선수들 의지가 약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일정 부분 사실이다. 그러나 서울은 14일 수원삼성과 ‘슈퍼매치’에서 놀라운 투지를 보였다.
호텔방에 18명이 모였다. 폭탄발언이 쏟아졌다. 데얀이 포문을 열었다. 그는 “하비(하대성+사비, 하대성 별명) 어디 갔느냐”고 했다. 하대성의 플레이가 성에 차지 않는다는 뜻. 고명진이 쏘았다. “서울은 데몰리션 팀(데얀+몰리나)이라 불린다. 잊었나.” 작년에 비해 주춤한 데얀, 몰리나의 해결 능력을 꼬집었다. 몰리나가 받았다. “데얀과 나는 인터뷰 때마다 동료애를 강조한다. 그렇게 말하지 마라.” 최태욱이 나섰다. “나 예전처럼 빠르게 못 뛴다. 그러나 작년처럼 서로 돕고 의지하면 1∼2년 더 팀에 보탬 줄 자신 있다.” ‘최고참’ 최태욱의 솔직한 발언에 모두 고개를 숙였다. 막내 급인 고요한, 김주영, 김현성도 마음 속 이야기를 털어놨다. 열띤 토론회는 마음의 벽을 허무는 ‘힐링 캠프’로 마무리됐다.
최 감독은 나중에 이야기를 전해 듣고 미소를 지었다. 이런 분위기라면 성남(17일)-대구(20일)-강원(28일) 3연전에서 비상할 수 있다는 게 최 감독 생각이다.
윤태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