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휘 사회부 기자
지난해 10월 29일 동아대 체육진흥위원회에서 2014년도 축구부 신입특기생을 뽑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 대학 측은 축구부 해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서울, 대전, 경북 포항, 충남 서산, 경남 남해는 물론이고 제주도에서까지 달려온 학부모들은 “이럴 수는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온·오프라인을 통한 서명운동도 하고 있다. 벌써 1만5000여 명이 동참했다.
학부모와 선수들은 ‘동아대 축구부 해체’를 공식 선언해 달라고 학교 측에 요구하고 있다. 그래야 지역을 옮겨 다른 학교로 전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는 ‘해체’라는 말은 입에 올리지 않고 있다.
올해 아들을 특기생으로 입학시킨 학부모 A 씨(47)는 “신입생을 받지 않을 생각이었다면 적어도 3년 전에 알렸어야 (다른 학교를 알아보는 등) 생각을 바꿨을 텐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B 씨(52)는 “3·4학년들에게는 스카우트 시기에, 1·2학년들에게는 큰 무대에서 꿈을 펼칠 무렵인데 학교에서 날개를 꺾어버리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아들이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보고 축구를 시작했다는 C 씨(48)는 “다른 대학에서 입학 제의를 받았지만 51년 전통의 동아대 축구부를 선택했다. 그런데 한 달 만에 꿈이 산산조각 났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이번 결정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1학년이 졸업할 때까지는 축구부를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동아대의 오늘이 있기까지 ‘축구 마케팅’은 큰 힘이었다. 동아대 홈페이지의 권오창 총장 메시지는 이렇게 시작된다. ‘세계로 미래로 프라이드 동아.’ 학교 측이 이 말을 지키려면 축구부 선수와 학부모의 호소에 귀 기울이고 대화로 해법을 찾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조용휘 사회부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