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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발로만 운전”… 중증장애인 실습장치 첫 개발

입력 | 2013-03-27 03:00:00

대구대, 3년 연구 끝에 성공… 모니터 통해 다양한 교통상황
발로 조작… 면허취득 도와




대구대 재활공학관에 설치된 중증 장애인 운전 시뮬레이터. 장애 정도가 심한 사람들이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대구대 제공

장애가 심해도 운전면허 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됐다. 대구대는 26일 “중증 장애인을 위한 운전 연습 시뮬레이터(모의실험장치)를 개발해 설치했다”고 밝혔다.

대구대 재활공학관 4층에 있는 장애인운전재활센터에 설치한 이 장치는 기존의 장애인용 운전연습 수준을 훨씬 높였다. 대구대는 2009년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장애인용 운전연습실을 설치했다. 이 장치는 발만 움직일 수 있는 중증장애인도 큰 불편 없이 운전 연습을 하고 면허취득까지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장애인을 위한 운전실습장치는 국립재활원에 있지만 중증장애인용 운전연습장치 개발은 처음이다.

시뮬레이터의 운전석에 앉으면 다양한 운전상황을 보여주는 모니터를 보면서 발만으로도 운전을 실감나게 할 수 있다. 느긋하게 즐기는 드라이브부터 복잡한 도심 운전까지 운전자가 마주치는 거의 모든 환경에 대처할 수 있다. 손가락만 움직이는 장애인도 리모컨(원격조종기)을 통해 운전연습을 할 수 있다.

대구대가 장애인을 위한 운전에 각별한 관심을 갖는 이유는 ‘장애 학생 천국’이라는 대학 특성을 살리기 위해서다. 대구대에는 현재 200여 명의 장애학생이 재학하고 있어 타 대학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대구대는 이 장치를 교내 장애학생과 외부 중증장애인이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운전면허가 있는 국민 2826만여 명 중에서 장애인은 13만6600여 명이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3년 연구 끝에 이 장치를 개발한 김용철 교수(44·재활공학과)는 “운전면허는 장애인의 이동능력에 굉장히 중요하고 취업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이 시뮬레이터가 장애인의 이동권리를 높이는 데 보탬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