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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섬유산업, 첨단의 옷으로 갈아입다

입력 | 2013-03-26 03:00:00

천연염료 주방용품-섬유 스노체인 등 기술 개발
대구경북, 산업용 섬유 첨단제품 연구 지원 확대




‘주방용품도 천연염색 시대!’ 이달 초에 열린 대구국제섬유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경북천연염색산업연구원의 신기술로 개발한 친환경 압력밥솥과 냄비를 살펴보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경북지역 섬유업체들이 첨단 제품을 속속 개발하고 있다. 연구소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활발하다.

경북천연염색산업연구원(영천시 완산동)은 천연 염료가루를 가정용 주방용품 표면에 입히는 신기술을 최근 선보였다. 알루미늄 등 금속 재질로 된 제품은 오래 사용하면 겉면이 벗겨져 음식에 들어갈 수 있는 단점을 보완했다. 천연 색소이므로 압력밥솥이나 찌개용 냄비 등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방용품 전문기업 ㈜PN풍년과 함께 다양한 염료 색깔과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을 나무와 금속에 활용하면 친환경 건축자재나 기능성 내장재 개발도 가능하다. 연구원은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천연 염료도 개발하고 있다. 박지주 원장은 “천연 염색은 의류에 주로 활용했지만 융합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응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대구 서구)과 섬유 전문기업 ㈜욱성(경북 성주군)은 눈길 미끄럼을 막는 금속 스노체인을 섬유 재질로 대체하는 기술을 최근 개발했다. 거미줄처럼 엮은 섬유를 3중으로 짜 내구성(물질 변형을 견디는 성질)을 높이고 마찰력도 향상시켰다. ‘타이어 신발’인 셈이다. 국내 특허를 등록했으며 독일과 일본에서도 성능 테스트를 거쳤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산업용 섬유 생산 비율을 현재 23%에서 일본 프랑스 등 섬유 선진국 수준인 8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춘식 원장은 “제직과 염색 중심의 섬유 구조가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용 섬유로 성장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이 활발해지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도 산업용 섬유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대구시는 달성군 구지면에 조성되는 국가산업단지에 산업용 섬유 전문단지를 조성한다. 98만6800m²(약 29만9000평)에 섬유기업 50여 곳이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까지 2조221억 원을 들여 854만 m²(약 258만7000평)를 개발하는 국가산업단지는 전자·통신과 미래자동차, 로봇,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기업이 들어서는 산업단지이다. 시는 섬유 업종도 미래 산업으로 성장하는 만큼 이곳에 입주해 다른 산업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올해 하반기 분양이 시작되면 섬유 기업과 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6월 완공 예정인 산업단지 대구테크노폴리스(달성군 현풍면)에도 슈퍼섬유 중심단지 100만 m²(약 30만 평)를 건립할 계획이다. 류종우 대구시 섬유패션과장은 “지역 섬유기업들의 공장용지 부족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본다. 산업용 섬유 단지 조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다이텍 연구원(대구 서구)과 함께 수송차량용 섬유소재 개발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내년 4월까지 135억여 원을 들여 고강도 섬유로 만든 차량 부품과 외장재를 개발하고 있다. 해외 유명 기업과 협약을 맺고 금속이나 플라스틱을 대체할 섬유 복합 신소재를 연구하고 있다. 한상균 경북도 신성장산업과장은 “차량용 섬유소재는 부가가치가 매우 높아 섬유업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