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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 제조업 편중… 그나마 국내보다 해외 집중

입력 | 2013-03-18 03:00:00


한국의 서비스업 설비투자가 선진국에 비해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가 제조업에 치중되고 그나마 국내보다 해외에서 진행되다 보니 국내 고용과 생산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이 17일 내놓은 ‘우리나라 고정투자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설비투자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4.0%, 서비스업 비중은 38.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제조업 편중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은 제조업이 25.2%, 서비스업이 57.9%였다. 미국은 서비스업 비중이 65.7%에 달했고 독일(64.3%), 일본(59.5%) 등도 서비스업 비중이 높았다.

한국의 서비스업 투자 규모는 1997년 105조 원에서 2010년 103조 원으로 13년 사이에 오히려 줄어든 반면 제조업 투자는 28조4000억 원에서 43조4000억 원으로 52.5% 증가했다. 한은은 “건설투자 부문이 통계상 서비스업에 포함되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투자 격차는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조업으로 투자가 편중된 이유에 대해 한은은 “제조업은 기술의 발달로 투자를 할수록 얻을 수 있는 생산량이 늘어나지만 서비스업은 여러 가지 규제 장벽 때문에 투자를 해도 생산 증가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 투자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주로 이뤄졌다. 2001∼2010년 한국의 해외직접투자는 1991∼2000년보다 3.3배 늘어 OECD 평균(2.1배)보다 증가 속도가 빨랐다. 한은은 제조업체의 해외직접투자가 1% 증가할 때마다 제조업 종사자 수는 0.01%, 설비투자는 0.08% 줄어든다고 분석하며 “해외 직접투자가 생산성을 늘릴지는 몰라도 국내 투자와 고용을 해외에서 대체하는 바람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정 한은 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식기반 산업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부문으로 투자를 유도해 업종 간 균형성장과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고 기업의 국내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투자 여건을 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