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四川) 성 청두(成都) 시 당국이 잔디를 싱그럽게 보이게 하려고 초록색 페인트를 뿌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4일(현지시각) 영국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청두 시 조경과 직원들이 도로 주변에 조성된 풀밭에 초록색 페인트를 뿌리는 장면을 현지 기자들이 촬영해 보도했다.
이들이 뿌리고 있는 페인트는 '탑 그린'이라는 현지 염료 제조업체가 만든 '탑 그린 터프 그리닝 에이전트(Top Green Turf Greening Agent)'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탑 그린 측은 "유독성 물질이 아니라 단순한 초록색 염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탑 그린의 판매원인 양 씨는 "우린 청두 시 당국에 최소 5~6년간 이 염료를 납품해왔다"면서 "톈진 시를 비롯해 북서부 지역의 여러 지방 당국들도 우리의 고객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염료를 골프장에도 팔고 있다고 덧붙였다.
탑 그린의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염료는 그 색상이 10~14주 동안 유지되며 빗물에도 씻겨나가지 않는다. 또한 토양도 녹색으로 변화시킨다고 설명한다.
업체 측이 '무독성'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부 주민은 초록색 페인트로 '새로 단장한' 잔디밭을 산책하자 신발이 초록색으로 물들었다며 불평했다.
탑 그린의 양 씨는 이에 대해 "우리가 판매하는 염료에는 영양분이 들어있지 않다"면서 "아마도 시 당국이 무언가를 추가했나 보다"라고 추측했다.
한편 중국 당국의 이 같은 황당한 '녹화사업'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7년 윈난성 푸민현 정부는 채석장으로 쓰이다 폐쇄된 라오서우산 산허리 전체에 녹색 페인트를 칠하는 어이없는 녹화사업으로 주민을 황당하게 했다.
'이미지 관리'를 위해 풍경을 인위적으로 꾸민 사례도 있었다.
또한 최근에는 관광객들에게 내몽골이 푸르다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 황폐한 초원에 가짜 양을 가져다 놓기도 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