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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후보 17명중 15명 집에 태극기 펄럭

입력 | 2013-03-02 03:00:00

본보, 3·1절 맞아 게양여부 확인… 2명은 아파트 구조 때문에 못달아




3·1절인 1일 경기 김포시 고촌읍에 있는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의 집(왼쪽 아래)에 태극기가 게양돼 있다. 김포=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은 3·1절에 태극기를 얼마나 달았을까.

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팀은 1일 새 정부 내각을 이끌 예비 수장들의 집을 찾아 태극기 게양 여부를 확인했다. 게양 확인 시간은 이날 정오를 기준으로 했다.

그 결과 전체 17명 가운데 15명이 태극기를 단 것으로 확인됐다. 태극기를 달지 않은 2명은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조윤선 여성부 장관 후보자로 나타났다.

진 후보자가 사는 서울 용산구 한강로 한강대우트럼프월드는 주상복합 아파트로 발코니 쪽에 태극기 게양대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아파트 주민들 중에도 태극기를 단 가구는 없었다. 경비원은 “20층이 넘는 고층 아파트라 바람이 강해 외부에 달려있는 구조물이 아래로 떨어질 수 있어 태극기 꽂이가 없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의 집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도 창문 쪽에 별도의 꽂이가 달려있지 않았다. 이 아파트의 다른 집들도 태극기를 단 가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해인 2008년 3·1절에는 국무총리와 각 부 장관(후보자 포함) 13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명이 태극기를 달지 않았다. 2010년 8·8 개각 때도 장관 후보자 9명 중 이재오 특임장관 등 8명이 광복절에 태극기를 달지 않아 빈축을 샀다. 이와 비교하면 박근혜 정부의 장관 후보자들이 태극기 게양에선 나은 성적을 보인 셈이다.

일반 국민의 태극기 게양률에 대한 전국 차원의 조사 결과는 나온 게 없다. 지난해 3·1절 강원 춘천지역 42개 아파트단지 3390가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17.5%인 594가구가 태극기를 게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2월 27일 성인 남녀 765명을 대상으로 3·1절에 태극기를 달 계획이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64.1%가 ‘태극기를 달 것이다’라고 답했다.

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는 “3·1절에 태극기를 다는 행위는 사소해 보이지만 3·1절의 의미를 스스로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도자급의 고위 공직자라면 그 정도 역사의식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고정현 채널A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