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스포츠동아DB
■ 1982년생 동갑내기 김태균-이대호-정근우의 의기투합
강도 높은 훈련 일정에도 특별타격훈련 자청
정근우 “부담은 없지만 책임감 강하게 느껴”
다른 선수들도 영향 받아 손에서 방망이 안놔
이대호도 “더 쳐야하는데…” 열정 섞인 한숨
“빨리 안 나오고 뭐 하노!” WBC 대표팀의 전지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13일 대만 도류구장. 정근우가 김태균과 이대호를 재촉했다. 세 선수가 직접 요청한 ‘특타(특별타격훈련)’ 때문이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첫 날부터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지만, 세 선수는 별도로 타격훈련을 자청하는 열의를 보였다. 김태균은 특타를 자청한 이유에 대해 “몸 상태는 좋은데 타격감이 좀 떨어져있는 것 같아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대호도 “대표팀 아닌가. 이렇게 해야 한다”고 고삐를 바짝 조였다. 특타에서 마음에 드는 타구가 나오지 않자 자신에게 화를 내며 자꾸 채찍질을 가했고, ‘WBC 공인구의 반발력이 적은 것 같다’는 얘기에도 “내가 못한 거다. 공이 문제가 아니다”며 스스로를 질타했다.
정근우도 마찬가지다. 실력으로 둘째가라면 서럽지만, 야구를 더 잘하고 싶은 욕심에 방망이를 쉼 없이 휘두르고 있다. “잘 하는 선배들은 확실히 자신만의 훈련법이 있다”는 김현수(25·두산)의 말처럼,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찾아서 보충하는 자세가 가장 큰 장점이다. 게다가 태극마크라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다. 평소 유쾌한 성격의 정근우도 “부담은 없지만 책임감은 강하게 느낀다”며 이를 악물었다.
김태균-이대호-정근우의 특타는 대표팀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14일 기존 훈련일정에 없었던 특타가 생긴 것. 다른 선수들 때문에 특타를 러닝으로 대체하게 된 김태균은 “원래 (이)대호와 매일 특타를 하자고 했는데 자리가 없어졌다”며 아쉬워했고, 이대호도 “더 쳐야하는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력에 열정까지 최고인 1982년생 동갑내기 3총사다.
도류(대만)|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