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동아닷컴]
‘일본프로야구(NPB) 타점왕’ 이대호(오릭스 버팔로스)가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와 재혼한 어머니에 대한 마음을 밝혔다.
이대호는 11일 KBS '승승장구‘에 출연한 자리에서 “아버지는 3살 때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이후 재혼하시면서 연락이 끊겼다”라며 “사실상 할머니 손에 자랐다. 야구용품 살 돈이 없을 때 할머니 쌍가락지를 전당포에 맡기고, 나중에 찾아오기를 20번 넘게 했다”라고 어린 시절의 가슴 아픈 추억을 드러냈다.
이대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할머니를 잃었다. 이대호는 “고교 시절 연습이 끝나고 나니 고모가 할머니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믿겨지지 않아 눈물도 안 났다”라며 “염하는 순간 확 슬픔이 밀려왔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하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이대호는 “이대로 내 인생이 멈춘다면 다른 세상에서 할머니를 뵐 면목이 없었을 것”이라며 “내가 잘 돼야 할머니의 희생이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계약금을 받고 처음 한 일이 하늘에 계신 할머니께 예쁜 옷을 선물했다고 덧붙였다.
이대호는 할머니 이야기를 하면서 “1-2년만 더 사셨어도 아내와 아이도 볼 수 있었을 텐데, 할머니 호강시켜드리려고 돈 번 거였는데”라며 연신 눈물을 글썽이며 할머니의 쌍가락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승승장구 MC 이수근은 “나도 어릴 때 어머니와 떨어져 살았는데, 어머니에 대한 감정이 전혀 없는가”라고 은근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이대호는 “초등학교 4-5학년까지는 연락이 닿았는데, 재혼하시면서 일부러라도 어머니를 잊었다”라며 “지금은 어디 사시는지조차 모른다. 이제 내 인생에 없는 사람”이라고 단호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사진출처|KBS 승승장구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