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락 사회부 차장
최근 울산시가 장기간의 검토를 거쳐 추진키로 확정한 대형 사업들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호황기에는 머뭇거리다 하필 요즘 같은 불황기에 추진하다니…”라며 사업비 확보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많다.
울산시와 울산도시공사 간에 3일 용지 확보 양해각서를 체결한 울산전시컨벤션센터는 KTX 울산역(울산 울주군 삼남면) 인근 4만3002m²(약 1만3008평)에 2018년까지 건립된다. 지상 3층, 지하 1층(총면적 3만3969m²·약 1만276평) 규모. 총 1375억 원인 사업비의 50% 이상을 국비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2005년 개관한 광주만 사업비의 61%(434억 원)를 국비로 지원받았을 뿐 국내 8개 전시컨벤션센터 모두 국비 지원율이 50% 이하다. 특히 승용차로 울산과 1시간 남짓 거리인 부산과 경남 창원시에 이미 전시컨벤션센터가 있고, 인접한 경북 경주시도 2015년 개관 예정으로 전시컨벤션센터를 짓고 있다. 시설 과잉으로 국비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울산시 관계자는 “전시컨벤션센터와 복합환승센터 등은 광역시 울산의 품격을 위해 필요한 시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울산의 한 대학교수는 “도심과 떨어진 KTX 울산역은 승객들이 잠깐 스쳐 가는 곳”이라며 “이런 곳에 국비나 민자 유치가 불투명한 전시컨벤션센터와 복합환승센터를 불황기인 지금 추진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복합환승센터는 민자 유치 여부와 유동인구를 봐 가며 시설을 늘리는 등 탄력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너무 큰 집을 지으려다 주춧돌조차 못 놓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정재락 사회부 차장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