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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로 전이되는 유방암 치료법 개발

입력 | 2012-10-23 03:00:00

한미 공동연구진 성공… 생존율 최대 5배로 높여




유방암이 뇌로 전이되는 환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 공동 연구진이 이에 대한 치료법을 개발해 생존율을 최대 5배까지 높이는 데 성공했다.

정의헌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료시스템학과 교수(사진)팀은 라케시 자인 하버드대 의대 교수와 공동으로 암세포와 혈관 생성을 억제해 뇌 전이암을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유방암 환자 넷 중 하나는 ‘HER2’라는 유전자가 많아지면서 암이 생성된다. 이 유전자를 억제하는 물질인 허셉틴을 쓰면 유방암은 치료할 수 있지만 암이 뇌로 전이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이미 유방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내성이 생긴 탓에 기존 치료제로는 전이된 암을 치료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암세포가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기 위해 혈관을 새로 만드는 ‘혈관내피 성장인자(VEGF)’를 생산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관찰 결과 허셉틴이 유방암세포가 만든 VEGF를 줄이더라도 뇌 세포들이 VEGF를 다시 보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연구팀은 허셉틴과 VEGF를 억제하는 물질을 동시에 써서 뇌 전이암을 줄이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을 쥐에게 적용했더니 뇌 속 암세포가 줄면서 생존율이 3배 높아졌다. 또 다른 HER2 억제제를 곁들여 사용하자 생존율을 5배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정 교수는 “뇌로 암이 전이되는 메커니즘을 밝혀내면서 치료법도 함께 개발했기 때문에 앞으로 임상실험을 통해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1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