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대선은 사상 최대의 ‘돈 잔치’로 치러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 모두 10억 달러 이상의 선거자금을 모을 것으로 보여 ‘빌리어네어(10억 달러) 후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캠프가 9월까지 모은 선거자금은 9억5000만 달러(약 1조550억 원). 유세 마지막 달인 10월까지 합치면 1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 확실해 미 대선 사상 최초로 선거자금 10억 달러 고지를 밟는 후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롬니 진영은 아직 9월 선거자금 모금액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10월까지 총모금액이 최대 9억5000만∼9억8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두 후보 선거자금을 합치면 20억 달러(약 2조2000억 원) 수준으로 2008년 대선에 출마했던 공화 민주당 후보 20여 명의 총모금액 17억5000만 달러보다도 많다.
슈퍼팩은 후보 측과 협력해서는 안 되지만 법망을 피해 후보와 손을 잡고 후보가 원하는 곳에 자금을 지출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전문가들이 슈퍼팩으로 자리를 옮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또 다른 방식은 후보와 슈퍼팩이 공동의 정치자문 단체, TV광고 회사 등을 활용하는 것이다. 13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오바마-롬니 진영과 슈퍼팩에 공동으로 고용된 컨설팅기관은 30여 곳에 이른다.
이 같은 단체들은 후보와 슈퍼팩을 위해 공동 내부 인력을 배정한다. 이들은 후보 측에 제공한 정보를 슈퍼팩에도 제공하면서 연결고리를 만든다. 또 자문단체들은 후보-슈퍼팩을 위한 데이터베이스도 공동 운영한다.
나날이 발전하는 온라인 광고 기술도 후보 진영과 슈퍼팩의 교묘한 협력 관계를 돕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측 슈퍼팩 업무를 돕고 있는 한 민주당 여론조사위원은 “후보나 당원이 직접 봐서는 안 될 민감한 자료는 별도의 패스워드를 걸어 사용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