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김봉연. 스포츠동아DB
10월 15일…프로야구 역사속 오늘
1983년 아웅산테러로 KS 1주일 연기
부상 김봉연 가세…해태 우승길 열어
1986년 최일언-김시진 완투대결 눈길
2010년 KS 1차전 김광현 6연속 K쇼
해태에 또 한번의 행운이 1회말 찾아왔다. 무사 1·2루서 김성한의 3루 땅볼을 이광은이 놓쳤다. 부러진 배트가 공과 함께 날아가자 3루수 이광은이 대시하지 못했다. 1사 만루서 김종모의 2타점 적시타, 김무종의 1루 땅볼로 3-0 리드를 잡으며 해태가 흐름을 탔다. 시즌 도중 봉합됐던 김 감독과 이광은의 감정싸움은 1회 수비를 계기로 터져버렸다. 김 감독이 덕아웃에서 이광은이 수비에서 태업을 했다고 소리치는 바람에 팀 분위기는 급랭했다.
이광은은 훗날 “타구가 묘했다. 내 수비능력 이상의 공이었다”고 회고했다. 해태는 2회 1사 1루서 김일권의 우월 3루타로 4-0을 만들었으나, 김 감독은 어쩐 일인지 선발 오영일로 끝까지 버티다 대량실점했다. 그해 20승을 거둔 해태 최초의 에이스 이상윤은 5회까지 1안타만 내주며 역투했다. MBC는 6회 김인식의 2점홈런으로 7-2를 만들고, 8회 2사 만루서 이종도의 2타점 적시타로 추격했으나 뒤집기에는 너무 늦었다.
○최일언과 김시진의 완투 대결
1986년 10월 15일 삼성-OB의 플레이오프(PO) 3차전이 벌어졌다. 두 선발 투수가 완투 대결을 벌였다. OB 최일언은 삼성 타자 30명을 상대로 8안타 6탈삼진 완봉승을 따냈다. 시즌 내내 팔꿈치 부상으로 고전했던 삼성 김시진도 OB 26타자를 맞아 5안타 2탈삼진으로 역투했으나 2실점 완투패를 당했다.
1989년 10월 15일 해태-태평양의 PO 2차전. 해태가 김정수∼조계현의 계투로 태평양을 3안타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태평양 선발 최창호도 6회까지 단 2안타로 역투했다. 7회 김성한이 최창호의 초구를 결승 홈런으로 열결했다. 8회 1사 1·2루서 태평양 원원근이 볼 3개를 연속으로 골라냈다. 4구째를 이일복 주심이 스트라이크로 판정했다. 태평양 벤치는 공이 낮았다며 맹렬히 항의했다. 원원근은 이후 ‘3-6-3’ 병살로 물러났고, 경기는 끝났다. 태평양 김성근 감독은 판정 때문에 졌다고 대놓고 말해 3차전 때 인천구장에서 관중이 심판에게 난동에 가까운 항의를 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주형광-권명철의 명품 투수전
1995년 10월 15일 OB-롯데의 KS 2차전. 롯데 주형광과 OB 권명철이 투수전을 펼쳤다. 경기는 1-1인 9회 2사 만루서 롯데 2번째 투수 강상수가 김민호에게 KS 사상 2번째인 끝내기 밀어내기 4구를 내주며 OB의 2-1 승리로 끝났다. 권명철은 9이닝 동안 28타자를 맞아 2안타를 맞고 삼진 6개를 잡았다. 1실점 완투. 주형광은 8.1이닝 5안타 10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OB의 5안타와 롯데의 2안타는 그 당시로선 역대 포스트시리즈 한 경기 최소안타였고, 롯데의 2안타도 한 경기 팀 최소안타였다.
10월 15일은 해태의 한국시리즈 9회 우승의 전설이 시작된 날이다. 1983년 10월 15일 광주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해태는 MBC에 승리했다. 선발투수 이상윤은 1983년 20승을 기록한 해태왕조의 첫 번째 에이스였다. 스포츠동아 DB
1999년 10월 15일 삼성-롯데의 PO 3차전. 롯데 박정태의 다섯 살 난 아들 시찬이 시구를 했다. 롯데 박정태는 1사 2루서 선제 적시타를 날린 데 이어 8회 2점홈런을 때려 아들에게 훌륭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줬다. 삼성에서 이적해온 박석진이 7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김광현의 6연속타자 탈삼진쇼
2010년 10월 15일 SK-삼성의 KS 1차전. SK 선발 김광현이 역투했다. 1회 선두타자 박한이를 2루 땅볼로 솎아낸 뒤 2번타자 김상수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1회 박석민마저 삼진으로 잡아냈고, 2회 최형우∼진갑용∼신명철, 3회 첫 타자 강봉규까지 연속 삼진을 낚았다. 6연속타자 탈삼진은 역대 KS 신기록이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bga.com 트위터 @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