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캡슐커피 세계 1위 스위스 네스프레소의 ‘에컬래버레이션’
네스프레소 캡슐커피머신
○ 커피 제조 전 과정에서 환경 최우선
네스프레소는 스위스 오르베에 이어 2009년 이곳에 두 번째 커피캡슐 공장을 지었다. 그러면서 큰돈을 들여 열차 선로를 깐 이유는 2003년부터 10년째 이어오고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인 ‘에컬래버레이션(ecolaboration)’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에컬래버레이션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협력’이라는 목표 아래 커피 제조의 전 과정에서 환경(eco)과 상생(collaboration)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것을 의미한다.
네스프레소는 커피캡슐의 재료인 알루미늄 재활용률을 2013년까지 75%로 높이기 위해 분리배출 단계에서 알루미늄을 따로 걸러내는 장비도 개발해 프랑스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 “커피 재배 농가와 상생이 높은 품질의 비결”
네스프레소는 스위스 아방슈에 공장을 지으면서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공장 건물 왼쪽에 보이는 철로는 배기가스가 발생하는 차량 대신 열차로 커피원두를 실어 나르기 위해 네스프레소가 건설했다. 네스프레소 제공
네스프레소는 이를 위해 커피농가에 시세보다 30∼40% 높은 값을 지불한다. 네스프레소 관계자는 “커피가격을 깎기보다는 농부들이 꾸준하게 좋은 품질의 원두를 ‘착한 방식’으로 생산하는 것이 회사로서도 이익이 된다”고 설명했다. 네스프레소는 2013년까지 전체 커피원두의 80%를 트리플에이 프로그램 기준에 부합하는 원두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 같은 네스프레소의 명품 커피전략은 커피 입맛이 까다로운 유럽 사람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네스프레소 샹젤리제 스타 부티크 관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덕분에 미슐랭 스타를 받은 파리의 유명 레스토랑 3곳 중 1곳은 우리 제품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 시장에 대한 확신과 장기간 투자가 성공 비결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네스프레소는 지난해 글로벌 캡슐커피 시장에서 21.5%의 점유율로 1위다. 네슬레의 또 다른 캡슐커피 브랜드인 돌체구스토의 시장점유율(13.6%)까지 합하면 전 세계 캡슐커피 소비량의 3분의 1이 네슬레 제품인 셈이다.
네슬레가 캡슐커피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데는 시장에 대한 확신과 꾸준한 투자가 밑거름이 됐다. 네슬레가 세계 최초로 캡슐커피 머신을 개발한 것은 1976년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돌아온 한 연구개발(R&D) 담당 직원이 “이탈리아에서 맛본 뛰어난 에스프레소를 전 세계 어디서나 똑같은 맛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한 데서 비롯됐다.
네슬레는 10년간의 R&D을 거쳐 1986년 네스프레소 캡슐커피 머신을 내놓았지만 초반에는 고전했다. 캡슐커피 머신이라는 용어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까닭에 15년간 적자를 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품질 개선에 꾸준히 투자해 1500여 종의 각종 특허를 확보했고 이는 자신들이 개척한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히는 데 큰 힘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