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요섭.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포수 윤요섭(30·사진)은 올 겨울부터 다시 시작되는 김기태 감독 연출 ‘LG 재건’의 주인공 중 한명이다. 김 감독은 좌투수에 강한 대타요원 윤요섭을 LG의 차세대 주전 포수로 시험하고 있다. 강팀의 조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포수도 손에 꼽히는 중요한 요소다. 특히 안정된 수비와 투수리드에 강판 타격까지 갖추고 있으면 금상첨화다.
그래서일까. 김 감독은 9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윤요섭을 불러 세워놓고는 선문답을 했다. 김 감독은 “왜 0B-2S서 풀 스윙을 하고, 2B-0S선 커트하려 듯 툭 밀어 쳤지? 둘 다 안타는 됐지만…. 내가 타격을 잘 몰라서, 궁금해서 묻는 거다”라며 전날 경기를 복기하며 물었다. 윤요섭은 기다렸다는 듯 “첫 번째는 투 스트라이크 상황이었지만 몸쪽으로 붙이려고 했던 공이 실투였는지 가운데로 몰렸다. 그래서 노려 쳤다. 두 번째는 장타를 피한다고 낮게 던졌지만, 노리고 있던 코스라서 밀어 쳤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감독은 “2S선 풀로 돌려버리고, 2B선 기술적으로 대응하고. 난 그렇게 쳐본 적이 없었는데, 그 정도로 생각했다면 야구의 신이다”며 호탕하게 웃고는 윤요섭을 그라운드로 돌려보냈다.
김 감독의 웃음 속에는 정석과는 정반대의 수싸움을 벌였지만 스스로 끊임없이 고민하는 미래의 포수에 대한 만족감이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