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올리면서 유적도 보호… 문화재 보존-개발 상생해법 제시
30일 개관하는 육의전 박물관은 발굴 유적 위에 대형 유리를 깔아 관람객이 유리판 위를 걸어다니면서 내려다볼 수 있게 설계됐다. 육의전 박물관 제공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이곳에 건물을 신축할 수 없게 된 건물주는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과 함께 묘안을 짜냈다. 건물을 세우는 대신 지하에 박물관을 지어 발굴 유적을 보존하기로 한 것. 이렇게 시작한 육의전 박물관이 유적 발굴 후 4년 8개월 만인 30일 종로2가 ‘육의전 빌딩’ 지하 1층에 개관한다.
박물관은 15, 16세기 육의전과 15세기 피맛골(조선 백성들이 고관대작의 행차를 피해 자유롭게 다니던 좁은 골목길) 유적 위에 대형 유리를 깔아 관람객이 유리판 위를 걸으며 관람하게 설계됐다. 개발과 발굴 등으로 대부분 사라진 피맛골의 원형은 오직 이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다.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면 유리판 없이 유적의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박물관장을 맡은 황 소장은 “육의전 박물관은 문화재 보존과 개발의 상생 해법을 찾은 결과물”이라며 “발굴 현장을 그대로 보존해 시민에게 보여주는 이 박물관이 고고학 발굴유적 전시관의 모범사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경로자 및 어린이 1000원. 월요일 휴관. 02-722-6162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