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날 때 결과가 좋아진다. 동아일보DB
공자가 제자들을 모아 놓고 질문을 던졌다. “너희들은 평소에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못한다’고 말하곤 했다. 만약 세상이 너희들을 알아준다면 무엇을 하겠느냐?”
자로가 먼저 대답했다. “전쟁으로 흉년이 든 나라를 3년만 다스려 보겠습니다. 백성을 다시 용맹스럽게 만들고 또 의리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증점의 차례였다. “늦은 봄에 봄옷을 입고 어른 대여섯 명, 그리고 동자 예닐곱 명과 함께 기수에서 목욕을 하고 무우에서 바람을 쐬고 돌아오겠습니다.” 공자가 감탄하며 말했다. “나는 증점과 함께하고 싶다.”
증점을 제외한 제자들은 결과에 집착했다. 세상이 나를 알아준다는 가정하에 자신이 추구하는 결과를 향해 맹렬히 전진해 나가고자 했다. 하지만 증점은 ‘그것이 뭐가 중요한가. 나는 아무런 얽매임 없이 즐기고 싶다’는 태도를 취했던 것. ‘노는 것의 중요성’을 일찍이 설파했던 공자로서는 결과에 얽매이지 않는 증점의 태도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결과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결과가 중요할수록 오히려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 이를 즐기고 몰입하면 결과도 자연스럽게 좋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는 인생을 원하는가? 결과를 벗어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결과가 좋아진다는 역설을 믿어야 할 것이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