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명 경제부 기자
외신에 따르면 옥수수 가격은 17일 현재 t당 317달러로 올 초 대비 27.8%, 밀과 콩은 각각 26.9%와 38.8% 올랐다. 농업 자급률이 50% 중반에 머무는 한국으로선 밥상 물가에 즉각 반영되는 국제 곡물가 상승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는 발 빠르게 대책을 내놨다.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는 20일 “밀 생산량을 올해 4만2000t에서 내년에 7만5000t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이 정부가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2010년 기준 국내 식용 밀 소비량은 226만2000t 정도다. 예상대로 밀 생산량을 7만5000t으로 늘린다고 해도 자급률은 3.3%에 머문다.
또 올해 농산물 가격 상승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여름에 수확이 가능한 밀을 ‘해결책’으로 내놓은 것은 제대로 된 대응책으로 보기 어렵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의 한 당국자는 “밀 수입은 원칙적으로 민간 차원의 일”이라며 “가격 상승이 계속되면 민간기업 지원책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내 곡물업계가 연말까지 수입하는 밀 콩 옥수수 1426만 t 중 97.5%에 해당하는 1391t을 선물(先物) 거래로 확보했다는 점이다. 민간 분야의 노력에 힘입어 곡물가 급등에 비교적 유연히 대처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을 가까스로 마련한 셈이다.
박재명 경제부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