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렉서스 ‘뉴 GS350’을 처음 본 순간 머릿속에서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다스베이더의 가면이 떠올랐다. 미국 영화사상 최고의 악인 50명 가운데 3위에 오른 다스베이더는 어둡고 위험한 악의 화신인 동시에 잔혹한 절대 권력으로 은하제국을 통치하는 인물이다.
#지구 100만km 달리며 혹독한 테스트
렉서스 GS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E클래스, BMW의 5시리즈와 경쟁하는 프리미엄급 중형 세단이다. 상위 모델인 LS가 독일 기함들과의 경쟁에서 선전하고 ES와 IS가 제 나름의 영역을 구축한 것과 달리, GS는 그동안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한 채 고전해왔다.
#운전자 심장을 뛰게 하는 F-스포츠
이번에 시승을 위해 만난 차는 뉴 GS350 중에서도 역동적인 주행성능으로 운전자의 심장을 가장 빨리 뛰게 만든다는 F-스포츠 모델이다. GS 개발을 주도한 가나모리 요시히코 수석엔지니어는 신차 디자인을 ‘혁명’이라고 표현했다. “럭셔리는 언제나 렉서스의 근간이지만, 신형 GS는 여기에 다이내믹까지 더하려고 노력한 차다. 렉서스 디자인의 혁명이다. 이 차가 바로 렉서스의 차세대 디자인을 대표한다고 보면 된다.”
반대로 실내는 안정적이면서도 포근한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질감 좋은 천연가죽과 금속성 재질로 실내를 고급스럽게 꾸몄고, 대시보드 중앙에 깊숙이 자리한 모니터는 화질이 선명했다. 내비게이션은 터치가 아닌 마우스로 조절하며, 시트는 넉넉하고 코너링에서도 몸을 잘 잡아줬다. 하지만 뒷좌석은 무릎 공간에 여유가 없고, 후륜구동 특성상 가운데가 솟아 있어 성인 3명이 앉기에는 불편했다. 트렁크 용량은 530ℓ로 골프백 4개가 넉넉히 들어간다.
#고속에서 불안감 완전히 극복
신차는 최고출력 310마력의 3.5ℓV6 듀얼 VVT-i 엔진을 탑재했다. 출력은 높였지만 이전 모델과 같은 엔진이다. 300마력이 넘는 자동차는 스포츠카 수준의 성능을 지녔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속도가 탁월해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5.7초면 도달하고, 시승 중 어떤 도로에서도 힘 때문에 답답한 경우는 없었다. 변속기는 자동 6단을 채택했는데 경쟁 모델이 7, 8단을 장착한 것과 비교하면 조금 부족해 보인다.
#4가지 주행모드 선택…연비는 아쉬워
렉서스는 신차의 혁신적인 주행성능을 위해 몇 가지 첨단기능을 추가했다. 대표적인 것이 다이내믹 핸들링 시스템으로 EPS(전자제어파워스티어링)와 앞바퀴 조향을 제어하는 VGRS, 뒷바퀴 스티어링을 제어하는 DRS가 있다. 이 첨단기능들이 중·저속에서 핸들링을 향상시키고 고속에선 차체를 잡아줘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사진=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