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t급 이상 대형 지휘, 위험수당 등 대폭 올라 청장보다 더 많을 수도
‘억대 연봉’은 증권가나 대기업 등 제한된 업종에서만 오를 수 있는 특권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 경찰에서도 억대 연봉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물론 모든 경찰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바다를 지키는 해양경찰에게 주어진 특별대우다.
한국 해역에서 외국어선의 불법조업을 단속하는 해양경찰청의 대형 경비함(3000t급 이상)을 지휘하는 함장(艦長) 연봉이 올해 처음으로 1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8일 해경에 따르면 25년 이상 해경에서 근무한 5명 안팎의 대형 경비함장(경정) 연봉이 1억 원을 넘게 된다. 해경의 수장으로 차관급인 해양경찰청장(치안총감)의 연봉(1억320만 원)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받게 되는 것. 현재 경정 계급의 경비함장은 모두 32명으로 앞으로 이들의 근무기간이 늘어나 호봉이 올라갈 경우 억대 연봉자는 더 늘어난다.
이들의 급여는 호봉에 따라 다르지만 연간 6000만∼7000여만 원 수준으로 일반 경찰과 동일하게 책정돼 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함정근무수당 등 각종 수당이 연차적으로 인상돼 올해 최대 4000여만 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지난해까지 시간외근무수당(시간당 1만1426원)을 월 75시간 이하까지만 인정했으나 올해 무제한으로 바뀌면서 연봉이 올라 억대 돌파가 확실해졌다. 비상상황이 발생해 철야근무에 나서면 정규 복무시간(8시간)과 식사 및 휴식시간(3시간)을 빼면 하루에 최대 13시간(약 15만 원)을 시간외근무로 인정한다.
이처럼 수당이 크게 오른 것은 해경이 그동안 “목숨을 걸고 해상치안에 나서는 업무의 특성을 감안해 수당을 올려달라”며 정부와 국회에 제기한 요구가 수용됐기 때문이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