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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den Champion]우진플라임 김익환 대표 “시장 키워야 기업도 성장… 기술교육대학 세울 것”

입력 | 2012-07-16 03:00:00

플라스틱 사출성형기 제작




우진플라임 제공

“시장은 내가 키워야죠.”

플라스틱 사출성형기 제작업체 우진플라임의 김익환 대표(54·사진)는 사업을 논하기에 앞서 시장부터 이야기했다. 시장 규모를 먼저 키워야 기업도 성장할 수 있다는 것. 시장을 키울 방안으로 김 대표는 “2017년까지 2년제 기술교육대학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출 및 금형 전문가들을 양성하겠다는 의미다.

우진플라임은 4000억 원 규모의 사출성형기 시장에서 35% 이상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415억 원으로 현재 플라스틱 성형업체의 약 70%에 해당하는 5000여 곳과 거래하고 있다. 현재 본사는 인천 서구 경서동에 있다. 김 대표는 “올해 전년 대비 15% 성장을 목표로 삼았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고등학생 때부터 창업에 뜻을 뒀다. 집 우(宇)자와 나아갈 진(進)자를 붙인 회사 이름도 그때 지었다. 27세가 된 1985년 370만 원을 들고 사업을 시작했다. 김 대표가 창업할 당시만 해도 국내 사출성형 업체들은 해외에서 기계를 사다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김 대표는 “사업 초기부터 기술 국산화에 목숨을 걸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 오스트리아 등을 돌며 사출성형기 제작 기술을 전수받는 데 힘을 쏟았다. 그 결과 1997년 국내 처음으로 휴대전화 전용 사출성형기 제작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 기술은 시기를 잘 만나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휴대전화 보급 초기였던 1998년 많은 업체가 휴대전화 케이스 등을 만드는 사업에 뛰어들며 우진플라임을 찾았다. 김 대표는 “하루아침에 인생이 달라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1998년 60억 원이었던 매출이 1년 만에 220억 원으로 뛰어올랐다.

김 대표는 스스로를 ‘위기를 즐기는 타입’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경제가 허덕이던 1998년 한 해 3배가 넘는 성장을 이뤄냈다. 김 대표는 “위기가 왔다고 몸을 움츠리면 더 심각한 위기가 올 수밖에 없다”며 “그럴수록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기회가 찾아온다”고 말했다. 2008년에 이어 올해 다시 불어닥친 유럽발 경제위기도 “단가를 낮추는 대신 보급대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대처했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김 대표는 “새로운 법인 후보지를 찾기 위해 내일 아침 일찍 미국에 가야 한다”며 서둘렀다. 우진플라임은 중국 미국 일본 등에 27개의 해외법인을 운영 중이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판매망을 70여 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최종적으로 사출성형기 업계에서 세계 5위권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