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인 사장. 스포츠동아DB
고위층 “야구단 8개면 충분” 소문…사장은 침묵
겉으로 “잘해보자” 뒤에선 “글쎄”…입장 밝혀야
#10구단 창단이 유보됐던 19일, 서울 도곡동 한국야구위원회(KBO) 건물 주차장. 사실상 10구단 창단을 막아버린 롯데, 삼성, 한화 구단의 사장들이 ‘그렇게 정답게 헤어질 수 없었다’는 목격담이 들린다. “야구발전을 위한 고뇌에 찬 결정”을 내린 직후였던 삼성 김인 사장의 엄숙함은 폐쇄된 주차장에서 어디로 간 것일까.
#10구단 창단에 관여했던 야구인 A는 이렇게 개탄했다. “야구판이 삼성 뜻대로 가도 되는 건가?” 또 다른 감독 B는 “나는 처음부터 안 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어떻게 이사회가 열리기도 전에 결과를 알 수 있는가. ‘몸통’의 의중만 헤아리고 있으면 되는 사정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알기 때문 아니겠는가.
10구단이 답보 상태에 빠지자 KBO는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롯데도 미운털이 박혔다. 그러나 10구단 논의가 스톱된 원인을 KBO의 ‘불통’, 롯데의 ‘마이 웨이’ 탓으로만 보는 것이 타당할까. 롯데 장병수 사장의 “이사회에서 내 말 듣는 데 있나?”라는 토로 그대로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올스타전 보이콧 철회 조건을 확실히 밝혔다. ‘10구단에 반대를 하더라도 납득하게끔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라’는 주문이다. 그러나 26일 사장단 골프 회동에서도 삼성의 태도는 원론적이었다. 이제 김인 사장이 맨 앞에 서서 분명하게 얘기할 차례다. ‘10구단에 반대하는가? 왜 반대하는가?’ 더 이상 단장이나 홍보팀 뒤에 숨어서 넘길 일이 아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